신명범 화백 작품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
뉴욕 크리스틴 경매서도 두 점 낙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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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작가’ 신명범 화백의 작품 두 점이 지난해 9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데 이어 12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 그의 작품 두 점이 소장되었다.
9일 기자들과 만난 신 화백은 그림은 종교와 같아서 끝이 없어. 평생을 공부해도 끝이 없지. 결론을 낼 수 없는 거지라며 연이은 경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크리스틴 경매서 낙찰된 작품은 ‘A windy day’와 ‘Thought it self’로 새와 물고기, 여인, 꽃, 집, 작가 등이 친근하게 어울려 있다. 예전에는 여자가 새가 되고 다시 동물이 되고... 태어나고 또다시 살아나는 윤회사상을 표현했지만 이제는 그리운 우리 가족을 그린 거지. 신 화백의 산브루노 집에 있는 삵괭이, 새, 금붕어, 아내, 꽃들이 화폭에 담긴 것이다. 한국서 지내는 그에게 미국에 남겨둔 것은 그리움의 대상이며 가족이다.
70년대 SF 아트 인스티튜트(신 화백은 74년 이곳을 졸업했다)는 몽키하우스와 같았지. 감옥소 같이 시커맸어. 지금도 영어를 못하지만 그때는 더 못할 때였는데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든 오렌지를 2불에 한아름 얻고 학교 옥상에 올라가 까먹는데 나도 모르게 울었어. 이쪽이 한국인가 저쪽인가 한국인가 생각하면서. 그때가 10월이었는데 추웠을 때지. 모든 식구가 아랫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지내던 생각도 났고, 장판지 틈 사이에서 불개미들이 줄이어 나오면서 풍기던 흙 냄새가 그리웠지.
그때부터 흙을 캔버스에 바르는 ‘흙그림’이 작업이 시작되었고 그에게는 ‘흙의 작가’라는 명칭이 붙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그림이 처음부터 좋은 평을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미국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잔디뿐만 있다고 생각했지. 마치 흙은 한국에만 있는 것 같았어. SF트라이앵글 화랑에서는 흙 작품에는 관심이 없었고 캔버스 작품으로 전시회를 하자고 했는데 거절했지. 그때 그 화랑에서 전시회를 한다는 건 큰 영광이었는데...예전에 나만 흙을 갖고 작품을 했는데 이제는 보편화됐어. 흙이 질감이 좋고 입체감이 있거든.
그는 91년 94년 일본 전시에 성공을 거두며 TV방송에 출연하는 등 명성을 얻고 가난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그동안 알아주지 않던 괄시를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를 그림 그릴 팔자로 두셨던 것 같다며 웃었다. 사실은 내 손이 미술관으로 들어가야 되는데...내 작업의 99%는 손으로 아사 위에 흙을 바르는 것이거든. 손의 테크닉으로 질감을 표현하니까 아릴 때도 많아.
2005년 SF 비즈 갤러리서 30년만에 처음 전시회를 연 신 화백은 올 가을 서울서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골든게이트, SF다운타운 등 이 멋진 곳을 놓치고 죽을 수 없어 베이 전경 스케치전도 구상하고 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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