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구걸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에게 얼마를 건네주었다. 같이 가던 사람이 “그렇게 줘봐야 버릇만 된다”고 한다.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돈일 것이다. 그걸 어디에 쓸 지까지 염려해서야 어디 작은 적선이라도 할 수 있겠는가. 현실적으로 조그마한 것이지만 필요로 하는 곳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더불어 사는 삶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늘 다니던 세차장에서 노인이 구두를 닦고 있었다. 세차를 기다리던 한 젊은이가 내가 보기에도 깨끗한 구두를 닦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헤프게 보이지 않았다. 노인과 같이 나누려는 배려로 보였다.
한 이웃이 “우리는 일년 내내 가도 세탁소 한 번 안가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나가는 주부의 자랑일지는 모르나 세탁소도 가 줘야 세탁소 주인도 식당에 갈 수 있고 또 그래야 식당 주인도 극장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세상 돌아가는 순리이며, 더불어 사는 삶의 모습이라고 여겨진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다른 이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축복이다. 그러나 간과해서 안 될 점은 행여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남의 기쁨에 기뻐하고 이웃의 슬픔에 같이 슬퍼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 더불어 사는 삶의 모습이라고 여겨진다. 길고 단순한 삶보다는 짧더라도 폭이 넓은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보람 아닐까.
최정조/ 엘 센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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