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나파 밸리로 휴가를 갔었다. 그곳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며 뻥 뚫린 시골길을 다녀보니 이렇게 평화로울 수도 있구나 싶었다. 집에 돌아와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한끝에 평소에 구상만으로 그친 대륙횡단을 현실로 옮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아내와 의논 끝에 2달간의 미국 대륙횡단 여행을 준비하게 되었다.
쉽지는 않았다. 나도 수업 스케줄이 빡빡해 시간을 내기가 만만치 않고, 아내 또한 직장생활을 하는 몸이라 2달간의 휴가는 무리였다. 그래도 “우리가 한살이라도 젊을 때 평소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해야 되지 않나”하는 마음으로 많은 어려움들을 감수하기로 했다.
돈이야 노력해서 또 벌면 되지만 대륙횡단은 나이 들면 도전하기 싶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대자연을 머리와 가슴에 듬뿍 담아보자며 지난 1월부터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일단은 코스를 어떻게 잡느냐가 문제였다. 커다란 미국지도를 벽에 걸어두고 눈싸움을 하면서 인터넷과 책에서 주는 자료들을 참조한 끝에 방대한 횡단과 종단이 겹친 코스를 만들게 되었다.
휠체어를 탄 내가 빠듯한 시간에 이 긴 시간 드라이브를 하며 계획대로 여행을 마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자연에 흠뻑 빠질 생각을 하면서 또 곁에 친구 같은 아내가 동행하는 데 뭐가 두려우랴… 하는 마음으로 대륙횡단을 기쁨으로 기다리게 되었다.
60일 동안의 잠 잘 곳을 예약하고 각 지역에서 볼 것들을 골라 자료 준비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지만 그래도 6월의 마지막 주가 되니 모든 것이 끝나고 7월1일 일요일 새벽, 떠날 일에 가슴이 설렌다.
기나긴 나날들을 계획한대로 잘 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건강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또 내 차와 휠체어가 별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하루하루가 무사하도록 주님께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횡단을 마치고 돌아오는 8월31일, 그날은 우리가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이민 오는 날이 될 것이다.
이주영 컴퓨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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