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해보니 밖은 이미 캄캄한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택시로 이스탄불 유스호스텔에 30리라를 주고 갔다. 미화 1달러는 터키 돈 1.3리라였다. 이스탄불 유스 호스텔의 손님들은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젊은 남녀들이었다. 주로 백인들이었다. 터키의 물가가 싸기 때문에 유럽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고 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매일 이렇게 비가 온다면 이번 여행은 영 아니구나 하고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호스텔에서 공짜로 주는 터키 식 아침밥을 먹고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섰다.
어떤 조그맣고 귀엽게 생긴 젊은 동양여자가 골목에서 나오면서 나더러 “한국사람이냐?”라고 말을 걸어온다. 자기도 어젯밤에 서울에서 도착했는데 혼자 왔다고 했다. 만난 한국사람이라고는 늙은이인 나밖에 없으니 오늘은 같이 다니자고 했다.
우리는 그랜드자바시장에 가서 환전도 했고 이스탄불대학생들이 회교정부를 반대해서 데모하는 것도 보았다. 경찰과 대치했지만 최루탄 쏘는 것은 보지 못했다. 그 아가씨는 여간 똑똑한 게 아니어서 25일 동안의 터키 여행 행선지를 모두 정해가지고 왔다고 했다.
나는 혼자서 터키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젊은이들도 만났고 노인도 만났다. 혼자서하는 배낭여행이라도 그렇게 외로운 것만은 아니다.
서효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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