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한인사회가 겪는 정체성 혼란의 한 원인으로 기독교의 한국 전통문화 배척을 꼽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동양정신문제연구회 회장인 김면기 박사는 4일 “한국은 일제 식민사관의 영향과 역사교육의 소홀로 민족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특히 미 이민자들은 기독교와 한국문화의 불일치로 인해 정체성 혼란을 더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나라의 이민이 미국에 올 때는 자기네 전통사상이나 문화가 종교가 일치하는데 오직 한인들만 전통종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갖고 이민을 왔다”며 “한인사회에서 가장 숫자가 많고 영향력 있는 기독교가 전통문화를 배척하는 것이 정체성 혼란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이날 저녁 비엔나의 한미과학기술협력재단 강당에서 열린 제5차 PNP 포럼(Peace & Prosperity Forum)에서 ‘재미한인의 정체성과 새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먼저 정체성에 대해 그는 “나무의 뿌리와 같은 것”으로 비유한 후 “정체성 없는 나라나 민족은 뿌리가 없으면 흔들리는 나무처럼 쓰러질 수밖에 없다”고 개념과 의미를 정리했다.
그는 이어 “유사 이래 소수는 다수에 흡수돼 사라졌지만 유태인과 초기 기독교 공동체는 오히려 다수에 큰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두 마이너리티(Minority)”라며 “이들 소수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수 있었던 건 바로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라는 정체성과 아이들 교육에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내 마이너리티인 한인들이 주류사회에 동화돼 사라질 것인지, 소수가 역사를 창조하는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 y)’가 될 것인지는 한인 1세들에 달렸다”며 거듭 정체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박사는 앞서 지적한 것처럼 정체성과 기독교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긴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종교가 문화를 간섭해선 안된다”며 “기독교가 우리 전통사상과 문화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내 한인 커뮤니티의 정체성 교육의 방향에 대해 그는 민족의식 확립, 후세들에 대한 역사교육 등을 꼽은 후 “특히 동포단체나 한인사회는 지나친 한국 지향성을 지양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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