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자에 앉아보세요
200년 전으로 들어갑니다
영상합성 통해 관람객을 18세기 프랑스로 인도
실제-환상 경계 넘나드는 팬터지 효과 만들어
18세기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정에 들어가 마리 앙투와네트의 의자에 앉아볼 수 있는 특이한 설치전이 게티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18일 시작돼 오는 2009년 1월11일까지 계속되는 ‘앉으세요: 니콜 코헨의 비디오 설치’(Please Be Seated: A Video Installation by Nicole Cohen).
<18세기 프랑스 의자를 본따 흰색으로 만든 모조품.>
물론 관람객들은 실제로 프랑스 방에 들어가 공주 같은 의자에 앉는 것이 아니다. 흰 배경으로 설치된 방에 들어가 흰색 모조의자에 앉으면 그의 모습과 18세기 프랑스 방의 모습이 특수합성 처리돼 비디오 화면을 통해 고풍 나는 프랑스의 한 방에서 멋진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나오는 것. 영화 찍을 때 배경장면 없이 액션만 찍은 후 나중에 배경을 넣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된다.
작가 니콜 코헨이 이 설치전을 통하여 보여주고 싶은 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의자의 은유적 게임이다. 18세기 의자의 재생물에 앉은 관람객이 비디오 모니터를 통해 200년 전 역사의 현장에 들어가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도록 유도함으로써 실제와 환상의 영역을 무너뜨리는 작업이다. 현대 문화와 역사를 교차시키는 주제로 작업해 온 작가는 현실과 이상의 혼재로 꿈과 같은 효과를 노리기도 하고, 과거의 한 장소로부터 현재의 팬터지를 끌어내는 인터액션을 추구한다.
<관람자들이 의자에 앉아 역사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작가는 프랑스의 3개 박물관과 게티 뮤지엄 내 프렌치 갤러리, 그리고 게티 뮤지엄 컬렉션인 6개의 18세기 프렌치 의자를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한 다음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사용해 이 장면들을 합성, 편집하여 각기 6개의 10분짜리 비디오를 만들어냈다.
그 중에는 원래 프랑스에 있었으나 지금은 게티 컬렉션이 된 의자를 비디오 속에서 다시 원래의 자리에 갖다 놓은 작업도 있는데 예를 들어 마리 앙투아네트의 의자 한 개도 베르사이유 그녀의 방에 옮겨놓은 것이 그것이다.
관람자가 실제 앉게 되는 의자는 오리지널 의자의 형태를 본 따 만들어진 흰색 모조의자들. 각 의자 위에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으며 관람자는 의자에 앉아야만 비디오가 작동하고 그제야 이 특이한 설치작업은 완성된다.
200여년 시간의 무게가 담긴 그 의자에 앉으면 당신은 어떻게 보일까? 어떤 기분이 될까?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그것이 작가가 투영하고 싶은 작업 의도인지도 모른다.
<비디오 모니터에 투영된 관람자의 이미지. 아름다운 프랑스의 방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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