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순간의 부주의가 아메리칸 드림을 악몽으로 만들었다.
메릴랜드 엘리콧시티에 거주하는 장기택(42)씨에게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7월 23일 오후 5시 경. 처제가 운영하는 볼티모어 시내 캐리아웃에서 일을 돕던 장씨는 목이 마르자 무심결에 그릴 옆에 놓여있던 생수병의 물을 들이켰다. 두 모금 째 맛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장씨는 급히 내뱉었지만 순식간에 배와 목이 불에 덴 듯한 통증을 느꼈고, 피가 섞인 구토를 했다. 물병 안에 그릴을 닦는 세척제를 담아놓은 사실을 깜빡 잊었던 것. 강력한 독성의 세척제는 장씨의 식도를 순식간에 망가뜨렸다.
인근 사마리안 병원으로 옮겨져 5일간 입원 치료를 했던 장씨는 일주일 후 음식을 잘 넘기지 못해 다시 병원을 찾은 결과 식도가 막힌 사실을 알았다. 장씨는 8월 중순 메릴랜드대학병원에서 위와 장 사이의 연결부분을 4cm 가량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음식은 묽은 죽밖에 먹지 못해 배에 영양액 투입기를 달아 매일 저녁 영양을 보충하고 있다. 게다가 목 부위의 식도도 막혀 매주 한 차례 식도를 넓히는 수술을 받고 있으며, 매주 두 번 혈액검사와 2주에 한 번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있다.
힘겨운 치료를 통해 위험한 고비는 넘겼지만 엄청난 액수의 치료비가 그를 막막하게 만들고 있다. 이미 받은 치료에 대한 비용만 벌써 15만달러에 달한다. 앞으로 남은 치료까지 포함할 경우 총 20만 달러의 치료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2004년 부인과 2남1녀의 자녀들과 함께 도미, 유학 비자로 체류 중인 장씨는 의료보험도 없으며, 정부로부터 아무런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아직 자택도 마련하지 못해 처가에 기거하고 있는 장씨는 취업 영주권을 신청해 놓고 있다. 당장 생계도 막막한 실정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치료비는 병세 이상으로 장씨를 짓누르고 있다.
단순한 사고로 알았던 콜럼비아축구회 동료들도 장씨의 상태가 예상외로 심각한데다 거액의 치료비 소식에 놀라, 뒤늦게 병문안과 함께 온정을 모으며, 메릴랜드축구협회(회장 허종근)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3주간 모금을 통해 축구인들이 모은 성금은 3,279달러. 1일 김용대 콜럼비아축구회장이 장씨의 집을 방문, 전달했다.
김용대 콜럼비아축구회장은 “장씨가 출석하는 예일교회를 비롯 다른 한인단체들과 함께 모금운동을 계속 벌여나갈 것”이라며 “안타까운 사고로 절망에 빠진 장씨 돕기에 동포들의 온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금 보낼 곳 Ki Taek Jang,
5522 Hunting Horn Dr.,
Ellicott City, MD 21043.
연락처 (410)203-0089,
900-0931.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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