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자를 위한 뉴욕타임스 특별섹션(11월11일-17일)
유방암 난소암 세포 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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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태나주 버트시 동쪽에는 부식성의 적갈색 물이 가득찬 커다란 웅덩이가 있다. 버클리 핏(Berkeley Pit)이라고 불리는 이 웅덩이는 1982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구리광산 중의 하나였던 곳으로 깊이는 540미터, 너비는 2.5킬로미터에 이른다. 이곳을 채우고 있는 물은 식초와 같은 강산성이며 비소, 알루미늄, 카드뮴, 그리고 아연 등이 높은 농도로 함유돼 있는 ‘죽음의 웅덩이’이다. 이 지역 거주민들은 버클리 핏에 대해 얘기할 때면 1995년 수백마리의 거위가 물위에 앉았다가 즉사했던 일을 종종 떠올린다.
이런 ‘죽음의 웅덩이’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다. 그것도 인간에게 매우 유용한 미생물이 ‘미래의 항암제’ 예비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 미생물을 발견한 사람들은 몬태나대학교의 돈(Don)과 안드레아 스티어(Andrea Stierle) 부부 교수다. 아직은 초기단계의 연구긴 하지만 이들이 버클리 핏에서 떠온 샘플들에서 유방암과 난소암 세포를 죽이는 미생물이 존재함이 발견됐다.
돈 스티어 교수는 버클리 핏에서 142개의 미생물을 발견했으며 80개의 화학물을 분리해냈다고 말했다. 이중 두 개의 화학물이 유방암과 난소암 세포를 죽이는 초기단계의 성공을 거뒀으며 이 내용은 최근 두 편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안드레아 스티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약으로든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직 수년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어 부부교수는 이번 연구 이전에는 유방암과 난소암 치료에 쓰이는 택솔(Taxol)이라는 화학물을 만들어내는 균류를 발견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발견은 사이언스에 발표된 바 있으며 미국과 전세계에서 11개의 특허를 받기도 했다.
돈 스티어 교수는 “버클리 핏 웅덩이 연구는 완전히 시간낭비일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하고 “다행히 운이 좋았고 우리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제 어둠속으로 들어가는 첫 걸음을 뗏다”고 덧붙였다.
<정리 -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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