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때문에
메이저리그 홈런왕 배리 본즈(43)가 ‘명예의 전당’ 대신 ‘불명예의 감옥’에 가야할지 모르는 지경이 됐다. 16일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MLB(야구) NFL(풋볼) 등 미 프로스포츠계 금지약물 불법제조 및 밀거래 사건(일명 발코 스캔들)을 심리해온 법원은 15일 본즈를 관련재판 위증 및 재판방해 혐의로 기소키로 결정했다.
본즈 자신이 금지약물계의 대부 빅터 콘티가 운영하는 벌링게임 소재 발코(BALCO)사로부터 도핑테스트(금지약물 반응검사)에 걸리지 않는 특수 스테로이드를 제공받아 상습복용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터에 관련재판에서 위증(4건)과 재판방해(1건) 혐의가 향후 재판에서 모두 인정될 경우 그는 최대 30년형을 언도받을 수도 있다.
올해 행크 아론의 ML 통산 홈런기록을 경신한 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의 15년 야구인생을 ‘타의로’ 정리하고 새 정처를 물색중인 그는 거짓말 때문에 일생일대 위기에 몰리는 형국이 됐다. 사법당국은 본즈에 대한 기소장에서 “본즈와 다른 선수들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에 양성 반응을 보였고 다른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적시, 그가 2003년 연방대배심에서 한 증언(스테로이드가 함유된 물질인 줄 모르고 사용했다) 등이 허위임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음을 공개했다. 본즈는 SF소재 제9항소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발코 스캔들 재판에서 주로 참고인 또는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던 본즈 자신이 피고가 법정에 서게 됐다는 소식이 15일 오후 긴급뉴스로 타전되자 야구계는 물론 백악관까지 나서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본재판 시작 전이어서 공식기구 등의 반응은 매우 신중한 편이었으나 일반인들은 대체로 금지약물에 대한 정의와 규제가 모호했던 시절에 이를 복용한 사실을 자진해서 고백하고 청소년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감안해 ‘허용된 스테로이드’ 복용마저도 끊겠다고 선언했던 마크 맥과이어처럼 행동했다면 본즈도 사랑받는 홈런왕으로 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비판자들은 “그에게는 홈런을 놓친 기회보다는 거짓말을 시정할 기회가 훨씬 많았다”며 “그가 필드(야구장)에서는 홈런으로 ‘무수한 상대들’을 초토화시켰다면 코트(법정)에서는 거짓말로 ‘유일한 자신’을 초토화시키는 우를 범했다”고 비꼬기도 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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