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못지않게 미국정치도 관심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국대선의 기나긴 여정이 마침내 끝났습니다. 그러나 대선이 남긴풍성한 화제는 계속됩니다. 각 당 후보경선 과정부터 수개월동안 이어온 선거 과정에서 북가주 한인사회는, 일부 감투형 인사(들)의 막판 줄서기가 없지는 않았지만, 다른 몇몇 지역에 비해 상당히 성숙한 자세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지지후보별로 편이 갈려 막가파식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이 전혀 또는 거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대견한 일’처럼 느껴진다고 합니다. 선거 때면 불거지는 꼴사나운 전례들이 워낙 많았던 탓이겠지요.
그러나 생각해볼 문제는 있습니다. 한국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가 발 딛고 사는 미국정치에 대해서도 그만큼, 아니 그 절반 혹은 반의 반 정도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합니다.
메리 정 하야시 가주 하원의원의 선거운동 당시 본보에서 두세번 지적했습니다만, 그래서 상당부분 개선됐다고 합니다만, 그가 지난해 6월 제18선거구(더블린 캐스트로밸리 헤이워드 플레젠튼 등)에서 출마하기 이전인 2004년 예비선거 당시 그 선거구의 한인유권자 투표참여가 고작 38표(메리 정 의원이 공개한 수치임, 주선관위는 인종별 통계를 발표하지 않음)에 불과했다는 건 두고두고 곱씹어봐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정치 소식은 간밤에 누가 누구와 무슨 얘기를 했다, 왜 그랬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다 등등 자잘한 가십거리까지 줄줄 꿰면서도 우리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 가주 거주도시의 정치행정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각종 행사 때면 녹음기를 틀어놓은 듯 되풀이되는 ‘한인사회 권익신장’은 그렇게 우리끼리 모인 자리에서 외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속기록용 성의표시 발언이어서도 안됩니다. 누구 말대로, 참여하지 않는 자의 몫은 없습니다, 말하지 않는 자의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태평양 너머 한국정치에 쏟은 관심과 열정의 일부라도 떼어내 ‘바로 지금 몸담고 사는 이곳’의 대소사에도 관심을 쏟기로 한다면 제17대 한국대선은 미주한인사에서 소중한 역사의 한 장이 될 것입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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