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46~1964년에 태어난 사람을 지칭한다.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하는 대학생 자녀와 연로한 부모를 두고 있어 흔히 샌드위치 세대로 불린다.
LA타임스는 최근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은퇴에 대비해 주식 등에 투자했으나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는 등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이들 가운데 은퇴 후 안락한 삶을 누리기 위해 모은 자산을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이 크게 늘었으나 주식시장의 침체 가능성으로 이들의 얼굴에 어둠이 깃들기 시작한 것이다.
신문이 인용한 클레어몬트 매키나 칼리지 경제학과 교수 마가렛 스미스는 은퇴에 대비한 돈들이 개인 투자 형태로 몰리는 경향을 감안해 “주식 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가슴이 너무 두근거린다”고 언급, 베이비붐 세대의 걱정을 대변했다.
이 같은 사실은 사회적으로 깊은 파장을 남길 전망이다. 이들은 은퇴를 미루거나 혹은 은퇴 후 삶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수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후 편안한 삶을 살기 위해 평균적으로 현재 벌어들이는 소득의 75%를 수입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나 이것이 가능한 베이비붐 세대는 그렇게 많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 결과, 현재 수입의 절반 혹은 그 이하로 살아갈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상당수의 조사대상자들이 그럴 수는 없고 60대를 넘어 70대까지 일을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투자기업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세금이 공제되며 고용주의 후원을 받아 시행되고 있는 401(k) 프로그램에 가입해 있는 근로자가 5,000만명에 달하고 있다.
2000년 이후 고용주들이 전통적인 형태의 연금 지급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에 가입하는 근로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06년 현재 50대 근로자들의 평균 401(k) 잔고는 13만8,000여달러에 달했다.
또한 4,600만가구가 개인 은퇴구좌를 개설,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근로자들의 은퇴 대비 저축 현황을 살펴보면 1만달러 미만이 35%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1만~2만5,000달러·5만~10만달러 미만(각각 13%), 2만5,000~5만달러 미만(10%), 10만~15만달러 미만(8%), 15만~25만달러 미만·25만~50만달러 미만·50만달러 이상(각각 7%) 순이었다.
다우지수는 최근 1만4164.53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9일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나스닥지수도 추락하는 등 불안한 장세가 연출돼 투자가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나이든 근로자나 은퇴자들에게 10년 혹은 20년 더 살 것이기 때문에 주식에 투자해 잃어버린 돈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 다만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뮤추얼 펀드에 투자하고 특정회사 주식에 집중하지 말며 현금 보유를 늘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행복지수를 조사한 한 여론조사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지수가 미국인들의 지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빈국의 사람들은 이웃들도 가난해 상대방과 비교 시 자신들이 아주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여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생각 속에 있다: 행복한 길에 대한 사고’란 책을 저술한 작가 스티븐 폴랜이 많은 돈을 모으지 못해 은퇴 후 삶에 대해 초조해 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에 던진 말은 충분히 되새겨 볼 만하다.
“베이비붐 세대는 항상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너무 집중하고 있다.”
황동휘 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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