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평양공연 이를 두고 미국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백악관 대변인이 나서 “그것이 북한을 변화시키려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몸을 사리기는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26일 저녁 동평양 대극장에서 뉴욕필이 미국국가 ‘별이 빛나는 깃발’을 연주하는 동안에도, 연주회가 끝난 뒤 북한여성이 뉴욕필 로린 마젤 지휘자에게 꽃다발을 안기고 청중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는 동안에도, 북한 언론매체들은 미국비난 포문을 닫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정치적 셈법에 바탕한 기록용 수사(였)다. 뉴욕필의 평양공연 그 자체가 이미 달라진 기류 달라지는 기류 달라질 기류를 흠뻑 상징했다. 국제사회 반응과 진단과 전망이 거의 그렇다. 뉴욕타임스지는 “뉴욕필 평양공연은 북미 문화단절 해빙의 첫신호”라고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폐쇄된 북한에 대담한 걸음”이라며 “뉴욕필 공연이전에 북한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칼럼을 실었다.
좋은 예감의 농도를 더해주는 북한 관리의 발언도 전해졌다. 뉴욕필의 평양공연에 아랑곳없이 북한언론이 대미비난을 계속한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언론이 대미비난을 계속한 바로 그 즈음에 강능수 북한 문화상(문화부장관)이 한 발언이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강능수 북한 문화상은 이날 뉴욕필하모닉의 역사적인 공연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정식 초청을 받으면 북한의 오케스트라가 미국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문화상은 이어 뉴욕필의 평양방문이 우리에게 (보다 좋은 관계를 위한) 의미있는 전조를 제공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공연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이 혁명지도에 매우 바쁘다면서 김 위원장의 불참이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월스트릿저널은 그러나 희망과 실망 사이를 수시로 오갔던 양국관계의 경험을 상기하며“평양에 울려 퍼진 뉴욕필의 음악이 우호적인 감정을 만들어냈지만 이런 우호적인 감정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 지는 예술이 아니라 정치에 의해 더 많이 좌우될 것”이라는 지적을 잊지 않았다.
<외신종합/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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