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가 을사보호조약을 찬성하니 이는 이천만 동포를 독살하려는 자로 죽이지 않으면 우리 동포가 멸망하게 되겠으므로 내가 신명을 내놓고 이 일을 했노라”
19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친일외교관 뒤르햄 스티븐스를 저격한 장인환(1876~1930) 의사가 ‘3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고 국가보훈처가 29일 밝혔다. 평안남도 평양 태생인 의사는 1904년 미국 하와이로 노동이민한 뒤 1906년 8월 미국 본토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주 한인 독립운동단체 대동보국회(大同保國會) 회원으로 활동했다.
일제의 요청으로 1908년 3월 대한제국 외교고문을 맡고 있던 미국 외교관 스티븐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제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선전활동을 펴자 저격하기로 결심, 같은 달 23일 워싱턴으로 출발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페리 부두에 도착한 스티븐스에게 권총을 세 발 발사했다.
스티븐스는 가슴과 다리에 총상을 입고 숨졌다. 저격 현장에서는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역시 하와이에 노동이민을 왔다가 샌프란시스코 이주해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던 전명운(1884~1947) 의사가 장 선생보다 먼저 스티븐스에게 권총을 쐈다.
경찰에 체포된 뒤 미국 법정에서 장인환 의사는 “스티븐스가 을사보호조약을 찬성하니 이는 이천만 동포를 독살하려는 자로 죽이지 않으면 우리 동포가 멸망하게 되겠으므로 내가 신명을 내놓고 이 일을 했노라”고 말했다. 징역 25년형을 선고 받고 옥고를 치르던 선생은 1919년 가석방됐고 24년에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됐다. 정부는 장 의사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서울본사-김범수 기자>
한편, 샌프란시스코지역한인회(회장 이석찬)는 1일 오전 한인회관에서 3.1절 기념행사를 갗는 데 이어 20일부터 22일까지 장인환 전명운 의거 10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학술회의 등이 포함된 이번 행사에는 한국의 대표적 친일문제 전문가인 김삼웅 독립독립기념관장 등이 참석, 두 의사의 의거가 갖는 역사적 의미를 집중 조명한다. 한인회-총영사관 갈등폭발의 내관역할을 했던 이 행사 교부금 신청 문제는 총예산 축소조정 선에서 최근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에서는 독립기념관이 국가보훈처와 공동으로 3월 한달동안 독립기념관 민족전통관(제1전시관)에서 장인환 의사의 공적을 기리는 전시회를 개최한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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