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을 전후해 열린 장관 등 후보자 청문회는 사람의 값, 인간의 가치에 대한 많은 생각을 남겼다. 다른 장관도 아니고 환경장관 후보자가 부당 농지구입을 두고 투기의혹이 쏟아지자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가 아니었다”고 한 발언은 압권이었다.
논문표절, 보다 정확히는 자기논문을 여기저기 10여군데서 다른 논문인 것처럼 사용하고 논문료를 받아챙긴 행위가 도마위에 오른 모모 후보자는 “학문에 대한 열정으로 보아달라”는 궤변으로 양식있는 사람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고, 또 어느 장관 후보자는 투기혐의를 받은 오피스텔과 관련해 병원진단에서 암이 아닌 것으로 나와 남편이 축하선물로 사줬다는 해명으로 서민들의 억장을 무너뜨렸다.
태평양 너머를 향해 삿대질만 할 계제가 아니다. 북가주 한인사회에도 그 못지 않은 철면피들이 수두룩하다. 이 업소 저 업소,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며 무슨무슨 행사비용을 수만달러 십수만달러씩 조성한 뒤 결산보고 하나 제대로 못할 정도로 엉망으로 쓴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억지와 거짓말 등 그들이 한 변명들도 여간 가관이 아니었다.
사람의 값, 인간의 가치는 저울로 달 수 있는 것도 자로 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으로 가늠된다.
그 점에서 영국의 해리 왕자가 아프간 전장터에서 남들과 똑같이 복무했고, 이 사실이 최근에야 외부에 알려진 뒤 ‘보다 안전한 근무지’로 옮겨지자 다시 전장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했다는 보도는 사뭇 감동적이다. 어떻게든 병역의무를 피해 보려고 외국 영주권을 따거나 아예 귀국을 안하거나 꾀병을 만들거나 징병심사관에 구워삶는 등 온갖 수단을 다 쓰는 한국의 비뚤어진 고관대작, 졸부들의 얼굴과 포개져 대조적 뒷맛을 남긴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딸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의 성조차 쓸 수 없는, 따라서 남 이전에 자신만을 위해 살아도 벅찰 12세 미국 소녀가 온누리의 평화를 위해 ‘생동하는 평온’이라는 멋드러진 곡을 썼고, 그것이 지난달 뉴욕필 평양 나들이 때 뉴욕필과 북한연주자들에 의해 연주됐다는 소식 또한 감동적이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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