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을 전후해 볼티모어지역에 문을 연 대형 동양식품점은 지역 동포들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1시간씩 걸려 워싱터지역으로 장을 보러 가야하던 불편함을 없앴을 뿐 아니라 저렴한 가격으로 다채로운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게 돼 고향의 맛을 손쉽게 식탁에 올려놓을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대형마켓들의 고객 서비스는 주류사회 마켓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한참 뒤쳐져 있다는 지적이 높다.
신문사에도 심심치 않게 식품점들의 불친절과 고객 서비스 부재, 하자 있는 식품 판매 등에 대한 제보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한 식품점은 보건국 위생검사에 적발돼 1주일씩이나 문을 닫은 일은 주류 신문에도 보도돼 한인들을 부끄럽게 했고, 또 다른 식품점도 한 나절을 문 닫아 고객들이 영문도 모른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미국 대형 식품점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한인들의 불만도 당연히 많다. 유효 날짜가 지난 식품이나 변질된 식품, 이물질이 든 식품의 판매도 문제거니와 이를 들고 찾아갔을 때 겪는 경험은 수모에 가깝다. 사과는 커녕 뭘 이런 일로 찾아왔느냐는 짜증섞인 반응에 소비자들은 두 번 불쾌해진다. 마지못해 환불해주거나 아니면 믿을 수 없는 같은 종류의 식품으로 교환해가라고 한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마켓들의 고객 서비스가 더 분통터진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여름 한 50대 여성은 점포 내에서 미끄러져 다리를 크게 다쳤으나 직원 및 매니저는 이 여성의 부주의로 몰아붙이며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 여성이 수 차례 항의하고 매니저가 교체된 뒤에야 치료비를 겨우 받을 수 있었다. 또 다른 여성은 유효 날짜가 지난 우유를 보고 깜짝 놀랐다. 변질되기 쉬운 우유조차 날짜 확인없이 판매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 주부가 요리된 잡채를 사서 자녀에게 줬다 자녀들이 그 안에서 엄지 손톱 만한 벌레가 나왔다고 가져와 기겁했다. 이 주부 역시 업소에 전화를 했을 때 별 것 아니라는 반응에 분개했다.
이 주부는 “음식의 경우 사랑하는 가족이 먹고 탈나지 않을까 가슴이 철렁하고 조바심이 나는데 정작 식품점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 황당하기 까지 했다”며 식품점의 무신경을 개탄했다.
동양식품점들의 고객 서비스 정신은 거의 부재하다시피 하다.
미국의 식품점들이 대개 입구에 들어서면 고객서비스센터가 눈에 띠는 것과 달리 한인마켓들은 캐쉬대를 통과해 안쪽으로 들어가야 겨우 찾을 수 있다. 또 교육받은 전문 인력을 배치하지도 않아 친절은 기대하기 힘들다. 심지어 환불을 받으러 물건을 갖고 들어갔다가 도둑으로 오인받은 어처구니 없는 경우까지 제보된 바 있다.
동양식품점들은 한인사회의 성장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어려운 이민 생활에 같은 한인으로 감싸고 보호해주기에는 고객의 불만이 너무 잦다. 이제는 성장에 따른 책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규모에 걸맞는 고객 서비스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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