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얼, 싼. 우리말로 일, 이, 삼을 의미한다. 친구의 딸에게 배운 중국어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자녀를 걸출한 인물로 키우기 위해 그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자.
이 말을 쉽게 믿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상품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짐 로저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는 예일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수재로 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라는 이름의 헤지펀드 회사를 차렸다. 퀀텀펀드는 창업이후 12년 동안 연 수익률이 단 한 차례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는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그는 지난 2월 한국을 방문, 특별 강연을 갖고 장기투자 성공의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30분 정도 예정된 그의 강연은 참가자들의 질문이 꼬리를 무는 바람에 1시간30분 동안 계속됐다.
그는 강연에서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은 자녀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라는 것”이라며 “앞으로 미래의 지도자들은 중국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조언은 이어졌다. “과거에 프랑스어와 영어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경제력이 강한 나라의 언어가 국제어가 되는 법이다.”
로저스는 딸이 태어나자마자 딸의 중국어 습득을 위해 중국인 보모를 고용했다. 얼마 전 태어난 작은 딸에게도 중국어를 가르칠 것이라고 했다.
조만간 전 세계인의 이목은 중국에 집중될 전망이다.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올림픽이 오는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베이징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세계는 이미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1970년대 말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 덕분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세계가 놀랄 만한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 큰 이유다. 중국 경제는 시장 개방 경제정책을 도입한 이후 지난 20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구가했다. 지금도 그 성장속도가 늦춰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 3월 올해 중국 경제는 9%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중국은 ‘세계의 시장’ 혹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중국의 경제학자 청차오는 그가 쓴 ‘중국 경제성장의 비밀’이란 책을 통해 중국 경제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것은 시장경제 도입, 생산력 향상에 필요한 제도 실시, 명확한 발전 전략 수립, 산업구조 개선, 기술 개발에 역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올림픽 개최가 또 다른 경제적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개최국들이 올림픽을 통해 국가 이미지 제고 및 그 외에 파생되는 경제 효과를 거두었던 것을 감안할 때 그 기대는 당연한 것으로 비쳐진다.
최근 남가주 한인 경제와 중국과의 관계는 더욱 밀접해 졌다. LA 다운타운 메인거리에 형성돼 있는 한인 잡화도매업계는 수입 노선을 중국으로 선회한지 오래됐다. 한국의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 면에서 한국 상품은 중국 상품에 경쟁력을 잃었다.
의류, 원단에서 과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중국에서 만들어 미국에 갖고 들어오는 한인들, 중국으로부터 의류를 직수입하는 한인들의 증가는 한인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중국과 비즈니스 거래를 하고 있는 한인들은 성공을 일궈내기 위한 중요한 관건 가운데 하나는 중국어 습득이라고 말했다.
친구는 미국에서 태어난 딸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했다. 일면식도 없는 로저스와 교감이 통했는지 수년 전부터 2명의 딸에게 중국어를 배우게 했다. 그동안 가르치는 사람은 바뀌었지만 그들의 중국어 배움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친구는 조만간 큰 딸을 중국으로 유학을 보낼 계획이다.
친구의 명철한 결정을 존중하며 딸들의 성공을 기원한다.
황동휘 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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