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부터 시행되는 한미 무비자협정에 한인 부동산업계가 거는 기대가 크다.
업계는 무비자협정으로 한국인 방문객 수가 2배 이상 증가, 최소한 연 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본국 한인들의 미주지역 방문 증가는 자연스럽게 부동산 투자로 연결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방문객들이 한인타운의 상가와 한인 밀집지역의 주택을 돌아보고 골프도 치면서 관광도 하다 보면 부동산 매물을 실제로 보게 되고 투자정보를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에서 LA를 방문한 한인 투자가들을 상대로 부동산 투어를 했던 한 부동산 에이전트에 따르면 이들은 타운의 백만달러에 가까운 고급콘도나 천만달러대의 주상복합건물 등을 보고도 비싸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에서의 투자문의도 요즘 부쩍 늘어나고 있다. 유학생 부모들도 요즘은 주택을 렌트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매입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본국 고객의 경우 뭉칫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로컬 부동산 매매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에서 웬만한 지역의 아파트 한 채만 처분해도 보통 100만달러 이상 호가하기 때문에 미주 지역의 투자가 용이하다는 계산이다.
특히 한미 무비자협정이 시행되면 자녀 교육문제와 새로운 기회를 찾아서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들은 남가주 한인 부동산 시장 회복의 큰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로컬의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그룹으로 한국으로 직접 나가 투자를 유치하기도 한다. 남가주 한인부동산협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2일부터 4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되는 2008년 국제 부동산 펀드 박람회에 참석해 한국의 투자가들을 직접 유치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이렇다 할 투자유치 실적은 없지만 협회의 엄기륭 회장은 “미주지역 투자에 따른 회계·법률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공인회계사와 재정상담가도 협회 임원진과 합류했다”고 밝혔다. 협회가 수집한 남가주 지역의 부동산 정보와 시세를 박람회 현장에서 직접 알려주고 차압이나 경매 부동산 등을 묶어 한국의 투자가에게 매각한 후 이익을 공유한다면 남가주 부동산 불경기 극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USA 투데이지는 최근 미국 주택시장에 외국인 바이어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택가격의 하락과 달러화의 약세까지 겹쳐 싼 가격에 주택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회사들은 외국인 바이어들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한국어 등 해당 외국어에 능숙한 에이전트들을 모집하고 외국인 바이어들에게 항공료와 호텔 숙박료까지 지불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한다. 뉴욕에 소재한 한 주류 부동산 회사는 바이어를 유치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브라질로 원정 마케팅을 가고 있으며 이 회사 고객 가운에 20%를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또한 외국인 바이어들은 달러화 약세로 30% 정도까지 주택을 싸게 매입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금은 미 주류 부동산 회사들까지 나서서 한국인 에이전트를 고용하면서 한국에서 들어오는 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는 글로벌 시대다. 남가주 한인부동산업계에 한미 무비자협정은 좋은 기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무비자협정이 시행돼서 관광객이 한국에서 쏟아져 들어온다고 해서 당장 남가주 한인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로 돌기는 힘들 것이다.
주택이나 상가 등 실수요자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마케팅 전략이 따라야 한다. 즉 이들이 투자유치 결정을 했을 때 한국으로부터의 송금, 자녀 교육, 비즈니스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컨설팅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규모가 큰 부동산을 개발하거나 유치할 경우 부동산 에이전트, 융자 에이전트, 개발업자 등이 한 팀이 된 전문적인 컨설팅이 수반되어야 하는 등 사전준비를 충분히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철저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지 않은 채 무비자 시대에 따른 섣부른 기대나 환상은 금물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박흥률 경제특집부 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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