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화 관장이 천연 염료로 물을 들인 실크 스카프.
무향거, 14일부터 자연의 색 전시회
요즘 인기리에 방영중인 한국 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을 모델로 화가들의 예술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여기서 보면 당시의 화가들이 예쁜 색깔의 안료, 지금으로 치자면 좋은 물감을 얻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나온다. 그런 드라마를 볼 때면 궁금해진다.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색깔을 만들었을까?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은 11월14일부터 올 연말까지 무향거(대표 김봉화)에서 계속될 ‘자연의 색을 담다’ 전시회에 가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올 여름 장소를 옮긴 무향거의 오픈하우스를 겸한 이 전시회는 김봉화 관장과 박미진 금속공예가의 2인전으로, 김 관장이 천연색으로 곱게 물들인 실크 스카프 60여점과 박미진씨가 금, 은, 동으로 모양을 빚은 장신구 30여점을 선보인다.
박미진씨가 금, 은, 동을 사용해 만든 목걸이
곱디고운 색색의 스카프와 모던한 디자인의 목걸이, 브로치, 펜던트 등 장신구가 우아하게 어우러져 감탄이 절로 나오는 특별한 작품전이다.
김 관장에 따르면 자연 염색은 천연 재료에서 염료를 추출하여 천연 섬유에 물들인 후 잔여물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자연’ 그 자체의 의식이다. “봉숭아 꽃잎을 백반과 함께 찧어 손톱에 꽃물을 들이고, 과일 먹다가 옷에 흘린 물이 예쁜 얼룩으로 남은 것에서 자연염색이 시작되었다”고 설명한 김 관장은 “질 좋은 비단에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밤, 포도, 석류, 양파, 커피에서 찾은 색깔에서부터 쪽, 치자, 황련, 괴화, 소목, 오배자, 황토, 먹 등 건강에 좋은 천연 약재에서 찾아낸 색으로 물들였다”고 말했다.
홍화와 소목에서는 왕실에서만 사용되던 귀한 붉은 색을 얻고, 치자와 황백, 황련에서는 노란색을 얻는다. 쪽에서 파란색을, 쑥과 차에서 올리브 그린을, 양파와 커피, 정향에서는 오렌지 빛 나는 브라운을 끌어내는데 어떤 색은 쉽게 나오는 반면 어떤 색은 수없이 염색을 반복해야 얻어진다고 한다. 적게는 2회~3회에서 많게는 20회까지 주무르고. 헹구고, 말리기를 반복해서 물을 들이는데 중요한 것은 헹굴 때 매염제(식초, 백반, 산화철 등)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색깔이 달라진단다.
한편 금속공예가 박미진씨는 한국과 미국에서 여러 차례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으며, 2003년 일본에서 열린 국제 금속공모대전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고 일본 3개 도시 순회전시를 한 실력 있는 작가다. 2007년에는 뉴욕의 라크 앤 북스(Lark&Books)에서 발간한 ‘500 이어링스’(500 Earings)에도 작품이 선정된 바 있다.
겨울을 기다리며 따뜻함을 전할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실크 스카프와 액세서리를 곁들인 작은 전시회를 꾸며보았다는 김 관장은 우리 전통 수공예 문화를 배우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바느질과 염색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회 리셉션은 14일 오후 2~8시, 전시 시간은 매주 화~토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다.
무향거 주소와 전화번호는 908 S. Lucerne Bl. LA, CA 90019 (213)393-6747. www.casamuhyang. com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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