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 아침에 롯데플라자 앞으로 오면 곶감 90개 들이 한 박스씩 드립니다.”
훼어팩스의 한 여성은 최근 모 선거 캠프로부터 이 같은 ‘달콤한 전화’를 받았다고 본보에 알려왔다.
23일 실시되는 워싱턴 한인연합회장 선거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향응 제공과 흑색선전 등 각종 불법선거운동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흔한 향응 제공 사례로는 이른바 식사비 대납이 꼽힌다. 각 후보 측에서 유권자들을 식당으로 모신 다음 식대를 대신 내는 것으로 이는 음식물 등에 의한 매표행위에 해당된다. 이는 유권자들이 후보 측에 먼저 요구하며 혼탁선거를 조장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후보 측은 “모 식당에 몇 사람이 모였는데 와서 밥값을 계산하라는 전화를 종종 받는다”며 “한 표라도 아쉬운 상황에 무시하기도 어렵고 참으로 난처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동안 모 후보 측에서 유권자들에 쌀표를 제공, 표를 산다는 설도 나돌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상대측을 물 먹이기 위한 교묘한 마타도어도 있다. 최근 한 주부는 모 후보 캠프를 자청한 전화를 받았다. 사람들을 모아 모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면 식대는 후보 캠프에서 낸다는 내용이었다. 이 주부는 설마설마 하다 지인들과 함께 식당을 찾았지만 허탕을 치고 말았다. 선거 캠프 인사들은 코배기도 안보인 것이다.
이처럼 상대 후보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한 마타도어도 선거혼란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문제는 이 같은 불법 선거가 횡행해도 막상 단속할 공권력이 없다는 점. 선관위가 존재하지만 권고나 경고 이외에 실질적인 단속권이나 법적인 강제력을 갖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 각 후보 측과 유권자들의 양식에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공명선거를 위한 유권자들의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문흥택 전 워싱턴한인회장은 “이번 선거는 역대 선거와 비교하면 비교적 깨끗한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유권자들부터 탈법 선거운동을 단호히 배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철은 전 워싱턴한인회장도 “유권자가 깨어 있어야 한인사회가 바로 선다”며 “마타도어에 속지 말고 밥 한 끼에 양심을 팔지 않을 때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선거전에서 워싱턴한인연합회 회장단이 현직을 유지한 채 선거운동 일선에 나서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현재 홍일송 후보 캠프에는 서경원 부회장이 총괄기획팀장, 이상배 부회장이 버지니아 본부장을 맡고 있다. 김영천 후보 캠프에도 남정구 부회장이 메릴랜드 본부장, 전성택 사무총장은 버지니아 본부장을 맡아 뛰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인사회에서는 “한인연합회 회장단이 둘로 갈려 싸움을 하고 있다”며 “한인사회 양식과 상식이 무너졌다”고 개탄해 하고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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