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뷰파인더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오흥조씨 부부. 사진 찍기는 노년의 부부가 함께 하기 좋은 취미활동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1년여간 가주·유타 누비며
경이로운 자연 카메라 담아
“디테일 중요” 필름만 고집
에바와 헨리.
치과의사로, 서울대동문회 총동창회 회장으로, 산악인으로, 남가주 한인사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널리 알려진 올드타이머 오흥조씨 부부가 함께 사진전을 연다.
8일부터 14일까지 비전아트홀.
지난 5년 동안 바늘에 실 가듯 미국 산천 곳곳을 함께 돌아다니며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온 오씨 부부는 이 사진전을 열기 위해 1년2개월 동안 모든 에너지를 쏟으며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고 말한다.
“이제 발표할 준비가 됐다고 동의한 날부터 1년여 동안 카메라를 붙들고 살았습니다. 주말마다 한 주도 안 빼고 둘이 출사여행을 나갔지요. 캘리포니아와 유타의 자연을 찾아다니면서 그 경이로운 모습을 수없이 찍고 기록했습니다”
닥터 오가 진료를 쉬는 수요일은 주말에 찍어온 사진들을 작업하는 데 바쳤고, 365일 부부의 대화는 사진에 관한 것뿐이었다. 사진 찍다가 눈에 빠져 죽을 뻔한 위기도 겪었다는 에바씨는 “작품마다 나의 꿈과 정열이 들어간 사진들”이라며 “하나하나 나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작품들”이라고 강조했다.
그 흔한 사진동호회 하나 참여하지 않고 부부끼리만 작업에 열중해온 두사람은 이번 전시회에 꽤 큰 사이즈의 작품 40점을 발표한다. 작은 것은 20x30 인치에서 큰 것은 40x50이라니 사진으로는 비교적 큰 사이즈의 전시회가 될 듯하다.
오흥조씨는 학창시절부터 산에 다니며 사진기를 메고 다녔으니 사진 경력이 무려 50년을 넘어선다. 그런 그가 아내를 조르기 시작한건 10년 전부터. “부부는 노후에 취미가 같아야 시간도 같이 보내고 함께 즐길 수 있다”며 사진 찍기를 권유했다. 이윽고 에바씨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이 5~6년 전인데, 한번 시작하더니 남편보다 더 빨리, 더 깊이 빠져버렸다고 고백한다.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면 무엇을 보아도 세상이 아름다워요” 자연 가운데 눈에 들어오는 오브제, 단조로움을 강조한 흑백의 모노스타일의 작품을 주로 만드는 아내의 사진실력에 대해 남편 오흥조씨는 “컬러에 대한 눈이 있고, 예술적 감각이 좋다”고 자랑한다.
오흥조씨는 이 첨단 디카 시대에도 아직까지 필름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이유는 풍경사진은 사이즈가 커질 경우 디테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필름 원판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도 학문이라 공부가 끝이 없다”는 오씨는 “요즘은 영리하고 필름 걱정 없는 디지털 카메라가 많이 보급돼있으니 한인들도 사진 많이 찍어야 한다”며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고 동호전에 출품도 하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많이 늘어나기를 희망했다.
벤추라 북쪽 시클리프 해변에서 해가 지는 풍경을 다중노출 10초 간격으로 촬영한 오흥조씨의 작품.
유타 주 앤틸롭 캐년에 있는 동굴에서 구멍을 통해 들어온 빛을 흑백으로 찍은 에바 오씨의 작품 ‘꿈’.
산에서 암벽 등반을 하며 만났다는 에바와 헨리 부부는 스쿠버다이빙도 함께 하고, 스키도 함께 타고, 그리고 지금은 사진도 함께 찍으면서 함께 보낸 40여년 동안 일직선을 따라 동행해 온 유명한 잉꼬부부. 오흥조 박사는 재미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회장과 남가주 서울대동창회 회장을 역임했고, 부친 오재인 박사와 함께 부자가 2대에 걸쳐 재미치과의사회 회장을 지냈으며, 재미스쿠버협회 초대회장으로 일했다.
1986년 미주한국일보 후원으로 한인으로는 최초로 티벳 쪽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했으며, 89년 역시 본보 후원으로 금강산에 들어가 3주 동안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 등을 돌기도 했다.
LA 한인타운에서 처음으로 여겨지는 이번 부부 사진전은 8일 시작되지만 오프닝 리셉션은 9일 오후 6시30분이다. 이날은 마침 에바씨의 69회 생일이기도 한데, 제발 꽃다발은 사절임을 신문지상에 공표해달라고 당부했다.
비전아트홀 주소와 전화번호는 505 S. Virgil Ave. LA, CA 90020, (213)385-5469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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