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많았던 친일 인명사전을 받아서 이곳저곳을 펼쳐보았다. 나라가 망한지 100년 만에 이 책이 나왔다고 하니 100년 만에 정신을 차렸다는 말로 들린다.
해방 이후 반민족 행위자 조사위원회가 해체된 지 60년 만에 이 책이 나왔다고 한다. 지금까지 민족의 정체성이 와해된 상태에서 지내왔다는 우리의 부끄러운 현대사를 시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책이 나온 후에 제일 크게 말썽이 되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문제를 생각해 본다. 박정희가 대구 사범학교를 졸업한 37년도는 일본의 통치가 시작된 지 30년이 경과되어 식민지 정책이 무르익은 때였다. 일본의 통치는 우리의 주권만 앗아간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말과 이름까지 앗아 갔었다. 그 때에 일본 이름을 가지지 않은 한국 사람은 없었다.
필자도 일제 때에 살았으니 기억이 나거니와 유치원에서부터 일본 말만 사용하였다. 말이 사람의 넋이요 얼이라는 언어학자들의 말이 있듯이 우리의 넋과 얼이 송두리째 뽑혀나간 상태에서 살았던 것이 그 시대의 부끄러운 우리 겨레의 자화상이었다.
박정희가 학교 선생들을 양성하는 사범학교를 졸업했다 하니 사범학교는 일본혼의 롤 모델을 양성하는 곳이니 소년 박정희의 의식구조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박정희가 살았던 그 시대의 정황을 생각해 보니 얼룩진 그의 친일의 역사도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박정희가 조국의 근대화의 기수로서 이룩한 업적으로 그의 친일의 발자취를 상쇄하자는 뜻이 아니다.
허도성 / 광복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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