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신문을 읽다 보면 전후사정 가리지 않고 함부로 쓰는 글과 마주칠 때가 있다.
어떤 신문에 발발 60주년을 맞이하면서 6.25 전쟁을 잊어서는 안 되며 후손들에게 그 진상을 알려야 한다고 한 다음 38선 전역에 걸쳐 공산군이 전면공격을 시작한 1950년 6월 25일 새벽, 서울 상공에 침입한 북한 공군 야크 전투기가 무차별 기총소사를 가해 광화문 네거리에 무고한 시민의 시체가 낭자하였다는 글이 실렸다.
당시 광화문 네거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정동 서울중앙방송국에서 공산군 침입의 첫 임시뉴스를 방송한 나 자신이 전혀 모르는 터무니없는 말이었다.
또 최근 한국일보 ‘여론 마당’에 어떤 분의 ‘친일 사전의 문제’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그 분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각에 대해 언급하였다. ‘당시의 사범학교는 일본 혼의 롤 모델을 양성하는 곳이었으니 소년 박정희의 의식구조가 어떠하였는지 짐작할 만하다’고 하였다. 마치 박 전 대통령이 모범적인 일본인이 되려고 자진해서 사범학교를 선택한 결과 친일파가 되었다는 식으로 말을 몰고 갔다.
그러나 당시의 사범학교가 머리 좋고, 공부 잘 하는 가난한 집 소년들이 갈 수 있는 유일한 학교였다. 가난하고 또 가난하여 수업료를 내지 못하는 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 사범학교였다.
박 전 대통령은 빈농출신이라고 들었다. 나 역시 사범학교를 다닌 사람이지만 형편없이 가난하였다. 이런 실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년들이 마치 모범적인 일본인이 되기 위해 사범학교를 다닌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아무리 일본 혼의 롤 모델을 양성하는 학교라 해도 오히려 그런 환경 속에서 은밀하게 보다 강인하고 확고한 민족혼이 싹틀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나 자신의 체험을 통해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말이다.
위진록 /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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