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방미는 외교, 안보, 경제 등 미중 관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검토, 협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중국의 인권, 이란과 북한의 핵 등 외교안보에 관한 긴박한 현안들이 미디아의 헤드라인을 장식하였지만 미중 관계에 있어서 보다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는 미중경제 관계에 관련된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즉 중국 경제로부터 계속 타전되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도전의 경종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세계 최강의 경제력으로 발전성장해 온 미국 경제가 20여년전에 발전도상 경제로부터 심각한 도전을 받은 적이 있다. 1980년대 놀랍게 발전하고 있는 일본경제로부터의 도전이 그것이었다. 그 당시 경제와 경영 도서의 베스트셀러는 일취월장 성장하는 일본 경제와 성공한 일본 기업경영에 관한 내용으로 가득 차있었다.
현재 중국 경제의 도전을 20여년전 일본 경제의 도전과 대비해 보면서 미국 경제의 전략적, 정책적 이슈를 점검해 보는 것은 여러 외국 경제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는 한국 경제의 진로에 타산지석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일본 경제의 첫째 도전은 여러 제조 산업에 있어서 일본 대기업의 발전과 대미 수출추진이다. 1980년대 일본은 자동차, 기계도구, 전자제품 등 산업에 대기업들이 육성되었고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뛰어 넘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 수출드라이브를 대담하게 추진하여 일본 경제성장의 근거를 이루었다. 그로 인해 미국은 대일본 무역적자가 산더미같이 쌓여가기 시작하였고 일본의 개인 국민소득도 미국의 4만7,000달러에 바짝 따라 오는 4만2,000달러에 이르는 놀라운 경제발전을 성취하였다.
둘째 도전은 미국을 위시한 서방 선진기술의 모방과 개발추진이다. 일본 기업들은 미국의 선진기술을 모방하고 개작, 개발하여 최초 기술개발에 투입되는 엄청난 비용을 절감하고 산업발전과 수출 진작에 성공할 수 있었다.
셋째 도전은 환율과 관련된다. 1980년대 일본은 엔화를 싸게 하여 달라 대 환율을 높임으로 일본 상품의 미국 시장 경쟁성을 높여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를 크게 올리고 미국의 대일본 무역적자를 폭등하게 하여 디트로이트 자동차 노조의 장기파업을 결과하기도 하였다.
중국은 대형 국가, 공산당 지배 국가로서 일본과는 다르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 경제는 1980년대 일본 경제의 도전과 비슷한 도전을 미국 경제에 던지고 있다고 하겠다.
1980년대 일본 경제로부터 첫 번째 및 두 번째의 도전을 받았을 때에 미국은 그 당시 미미했던 반도체 제조기술과 산업과 기업의 육성을 위하여 정부와 기업이 공동 육성기획을 세웠다. ‘반도체 제조기술’ 컨소시엄(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Consortium)이 그것이다.
이 컨소시엄을 통하여 정부와 기업이 비용과 위험을 공동 부담하고 반독점 및 공모 규제완화를 통하여 반도체 기술과 기업들을 육성할 수 있었다. 이것이 1990년대 미국 경제의 정보기술 붐과 2차 대전 이후 미국 경제의 최장기 발전을 기록하게 된 것이다.
현재 당하고 있는 중국 경제로부터의 도전에도 미국 경제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산업, 새로운 기업의 육성을 위하여 정부정책, 기업전략, 국가연구개발투자, 교육개혁 등을 통하여 대응하여야 할 것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그렇지 아니하면 미국 경제는 중국 경제의 도전에 굴복하는 결과를 낳을지 모른다. 기술 개발과 경제 발전의 상관관계는 인간의 경제 성장 발전의 역사가 증명해 준다. 증기기관차, 전기, 자동차, 제트엔진, 정보 등 주요 기술의 개발이 선진경제의 성장 발전을 이룬 근간이었음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백순 연방 노동부 선임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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