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11테러 10년, 전문가 진단 시리즈
10년전인 2001년 9월11일 아침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쌍둥이 빌딩 상층부가 비행기 테러로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전대미문 규모의 9·11 테러가 오는 11일로 만 10년을 맞는다.
극단 무슬림 테러단체 알-카에다 소속 테러리스트들이 자행한 이 사건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으며 이후 곧바로 미국 주도의 대규모 ‘테러와의 전쟁’으로 이어져 아직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는 9·11 이후 지난 10년 간 대테러전의 성과와 변화한 국제정세, 당시 피해자와 목격자들의 증언, 전문가 진단을 시리즈로 게재한다
알카에다 미 심장부 강타 전대미문의 충격
2차레 전쟁 숱한 시행착오·경제대란 초래
무슬림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요원들이 민간 항공기를 납치,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WTC)와 수도 워싱턴 DC 근교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에 충돌함으로써 3,000명에 가까운 인명을 한꺼번에 앗아간 9·11 테러가 발생한 지 오는 11일로 꼬박 10년이 된다.
곧바로 이어진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으로 이 끔찍한 사건을 일으켰던 알-카에다는 크게 약화했고,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도 마침내 미 해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됐다. 테러의 배후 국가 역할을 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은 붕괴했다.
9·11테러 후 10년은 테러 이전 세상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인들이 말하듯이 모든 것이 변화했다. 일방주의, 선제공격, 군사우선주의라는 낱말이 일반인의 귀에도 익숙해졌다.
하지만 적지 않은 잘못과 실수도 있었다. 너무 큰 비용도 치렀다. 대량살상무기(WMD) 때문이라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 명분은 정당화되지 못했다. 관타나모 수용소의 불법 억류, 미군의 테러용의자 고문 파문도 잇달아 터졌다.
`테러와의 전쟁’을 기치로 시작된 미국의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9·11테러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2개의 전쟁이 진행 중이다. 2001년 10월 시작된 아프간전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이 됐다.
브라운대 왓슨 국제문제연구소의 연구결과 지난 10년간 이라크·아프간전과 대테러 작전에 모두 4조달러의 비용이 지출됐다. 이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던 미국을 14조달러가 넘는 빚더미에 앉게 했다.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희생된 미군 및 다른 연합군들의 수도 7,500명에 육박해 가고 있다.
물론 지난 10년의 성과도 적지 않았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는 최소한 지난 10년간 미 본토에서 대규모 테러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빈 라덴이 노렸던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국제 지하드(성전) 운동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아랍의 봄을 통해 아랍권에 민주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빈 라덴이 사살됐지만 알-카에다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소규모 테러 위협은 증가하고 있다.
9·11테러 후 근 10년 만인 지난 5월 미군 특수부대에 의한 빈 라덴 사살은 대테러전에 큰 획을 긋는 성과로 기록됐지만, 작전 후 불거진 미-파키스탄 간 갈등, 아프간에서의 철군 여론, 이슬람 무장단체의 보복테러 등 많은 문제도 야기했다.
상처가 아물만도 했던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반이슬람 정서는 테러 때보다 더 심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올 4월 한 과격 미국인 목사 테리 존스에 의한 코란 소각사건은 아랍 국가들에서의 강한 항의시위를 초래하기도 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데니얼 마키 선임연구원은 “빈 라덴이 숨졌고, 알-카에다가 약화했지만, 미국의 지난 10년 남아시아에서의 활동은 실수로 점철됐다”면서 “미국은 알-카에다를 궤멸시키는데도 실패했고 탈레반 저항세력을 근절하지도 못했으며, 자신들의 목표를 명확히 하는데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요즘 워싱턴에서는 `미국이 과연 9·11 이후 과잉 대응을 한 것인가’ `미국이 무엇을 잘못했는가’ `현명하지 못했던 접근들은 무엇이고, 잃어버린 기회는 무엇이었나’ `우리가 얻은 교훈들은 어떤 것인가’ 등의 자성 섞인 질문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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