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서‘코리안 2연패’달성 실패 슬로우플레이에 대한 팬 야유공세에 평정심 잃어
▶ 쿠차 2타차 우승
PGA투어의 비공식 ‘제5 메이저’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까지 1타차 리드를 잡아 지난해 최경주에 이어 ‘코리안 2연패’ 신화에 도전했던 케빈 나(한국명 상욱)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에 대한 중압감과 슬로우 플레이에 대한 팬들의 야유공세에 평정심을 잃고 추락하며 공동 7위에 그쳤다.
13일 플로리다 폰테비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테디엄코스(파72·7,215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 4라운드 경기에서 케빈 나(28)는 버디 2개, 보기 6개로 4오버파 76타의 부진을 보인 끝에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우승을 차지한 맷 쿠차(13언더파 275타)에 5타 뒤진 공동 7위에 그쳤다. 케빈 나에 1타 뒤진 채 챔피언조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쿠차는 마지막 날 버디 4,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며 릭키 파울러, 잭 잔슨, 마틴 레어드, 벤 커티스 등 4명의 공동 2위(11언더파 277타)를 2타차로 제치고 우승, 171만달러의 우승상금을 챙겼다.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에서 PGA투어 첫 승을 따낸 뒤 7개월 만에 투어 2승에 도전했던 케빈 나는 이날 1타차 리드를 안고 마지막 날 경기를 시작했으나 우승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2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출발은 좋았으나 5번부터 9번까지 5개 홀에서 보기 4개를 범하면서 순식간에 허물어지고 말았다.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 퍼팅이 모두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를 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것만이 아니었다. 샷을 할 때마다 어드레스 자세에서 계속 주저주저하고 ‘아니다’ 싶으면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도 어드레스를 풀고 다시 샷 준비에 들어가는 그의 프리샷 루틴에 대한 팬들의 짜증이 도를 넘어 노골적으로 그에 대한 야유로 표출된 것이다. 펜들은 매 홀마다 그에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야유를 퍼부었고 그가 실수했을 때는 그의 라스트네임인 ‘Na’를 빗대 “Nah, nah, nah, nah. Nah, nah, nah, nah. Hey, hey, hey, goodbye”라는 노래를 불러대기도 했다. 이런 일부 팬들의 몰상식한 행동에도 불구, 케빈 나는 경기 후 팬들을 비난하기 보다는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자세를 보여 취재진과 동료선수들의 칭찬과 위로를 받았지만 그것이 우승을 놓친 아픔을 커버해줄 수는 없었다. 그는 “내 프리샷 루틴을 고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좀 더 빠른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인정하면서 “하지만 보통 골퍼들은 우리(PGA투어 골퍼)들이 얼마나 큰 중압감 가운데 플레이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심지어 우승희망이 사라진 후반에는 함께 플레이하는 쿠차의 페이스를 늦추지 않기 위해 샷 중간에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주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릭키 파울러는 2타를 줄이는데 그치며 쿠차에 2타차 공동 2위로 2주 연승 우승도전에 실패했고 14일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하게 되는 루크 도널드는 후반에 버디만 6개를 골라내며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러 단독 6위(9언더파 279타)로 상승했다. 타이거 우즈는 공동 40위(1언더파)에 머물렀다. 이밖에 한인선수로는 잔 허가 공동 23위(4언더파), 찰리 위 공동 25위(3언더파), 강성훈 공동 61위(4오버파)를 기록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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