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글래스 시판 앞두고 사생활 침해 우려
▶ 카지노, 술집 등서 착용금지 발표 운전 중 착용금지 법안도 추진 중
구글 글래스 개발팀의 기술자문인 태드 스타너. 그는 글래스로 인한 사생활 침해 우려는 너무 과장되었다고 말한다.
구글이‘구글 글래스’라는‘스마트 안경’을 개발했다. 안경처럼 얼굴에 쓰고 사용하는 이 컴퓨터는 아이팻, 아이폰 이래 가장 기대를 모으는 혁신적 테크놀로지 기기이다. 그런데 시판을 수개월 앞둔 지금 벌써부터 이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다. 프라이버시 침해의 위험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구글 글래스는 손에 잡는 대신 안경처럼 쓰는 첨단기기, 스마트 안경이다. 안경 쓰듯 착용한 상태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사진을 찍고 짧은 동영상도 찍을 수 있다. 이런 스마트 안경에 대해 시애틀의 한 술집은 일찌감치 착용금지 선언을 했다. 라스베가스의 많은 곳에서도 구글 글래스 착용을 불허할 예정이다. 웨스트버지니아 주의원들은 운전 중 구글 글래스 사용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고 LA의 사생활 권리 전문 변호사인 티모시 투히는 말한다. 구글 글래스가 상당한 소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것이다.
구글 글래스는 렌즈 없는 프레임에 오른쪽 이어피스에 극소형 컴퓨터가 부착되어 있는 안경이다. 이 스마트 안경을 쓰고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순간 포착이 가능하다. 길을 가다 유명인사와 마주치거나 투덜대는 판매직원에 열 받을 때 찰칵 찍으면 순식간에 수백만명에게 ‘방송’을 할 수가 있다.
“우리 모두는 이제 파파라치가 되는 동시에 파파라치의 표적이 되는 것”이라고 역시 LA의 변호사인 캐런 스티븐슨은 말한다.
구글은 구글 글래스가 아직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안경은 현재 개발팀 2000명에게 배포돼 시험 중이다. 이어 구글은 8,000명의 ‘탐험자’들을 선발해 그들에게 안경을 보낼 예정이다.
구글 개발팀은 프라이버시 침해의 정도를 덜 하게 하기 위해 안전장치들을 만들었다. 안경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말을 하거나 손으로 만져야 한다. 아울러 누군가의 사진이나 비디오을 촬영하려면 그 대상을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언제나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글래스를 어떻게 만들지 아주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구글의 대변인 코트니 혼은 말한다.
하지만 글래스 개발자들은 이미 그 경계를 깨트리고 있다. 지난 주 한 개발자는 손짓이나 음성 명령이 필요 없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하이텍 계의 관심을 끌었다. 글래스 착용자가 윙크만 하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구글 글래스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제일 처음 나선 것은 필시 시애틀의 술집 5포인트 카페이다. 이 술집이 글래스 착용 금지를 선언하고 나선 것은 관심을 쓸어보려는 술집 선전 차원의 목적이 없지 않았다. 이 부분에 있어서 이 술집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전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술집 주인인 데이브 마이너트는 진지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한다. 술집은 “일종의 사적인 장소”라는 설명이다.
웨스트버지니아의 주의원들은 글래스 착용 문제에 대단히 진지하다. 지난해 웨스트버지니아는 운전 중 테스팅을 금지하면서 핸즈 프리 기기들은 허용했다. 그것이 구글 글래스에 빈틈을 남긴 것이다. 지난 회기 종료 직전 운전 중 글래스 착용 금지 법안이 주의회에 상정되었지만 통과 절차를 진행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법안은 다음 회기에 다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라스베가스에서는 시저스 엔터네인먼트 대변인이 카지노에서 컴퓨터와 녹화장치가 금지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도박 중이나 쇼 관람 중 글래스 착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글래스는 마침 법원, 정치가들, 프라이버시 옹호가들, 치안당국, 하이텍 회사들 사이에서 테크놀로지로 인한 사생활 침해 논란이 한창 격한 중에 등장했다. “구글 글래스는 사생활권 대 표현의 자유의 시험장이 될 것”이라고 조지 워싱턴 대학의 소셜 미디어 전문가인 브래들리 시어는 말한다.
구글은 프라이버시 문제 최전선에 종종 서 있었다. 가장 최근 일로 구글은 스트릿 뷰 프로젝트와 관련 허용되지 않은 데이터들을 수집했다는 이유로 10여개 국가에서 정부 조사를 받았다.
이런 문제에 대한 구글의 태도는 분명하다. 실리콘 밸리 회사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사생활 침해적 테크놀로지로부터 숨겨야할 일은 안하면 된다는 것이다.
“아무도 알지 못하기를 바라는 뭔가가 있다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난 2009년 에릭 슈미트 당시 구글 사장은 말했다.
글래스는 구글의 사업 다변화 노력의 일환이다. 아울러 상당히 수익성 높은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경과 같은 착용용 테크놀로지, 그리고 또 다른 일대 혁신인 자동운전 자동차는 구글에게 궁극적으로 5,000억달러의 사업기회를 열 것으로 한 애널리스트 회사는 분석한다. 구글 글래스가 선도하는 스마트 안경만 보더라고 앞으로 3년 동안 660만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착용 컴퓨팅의 선구자인 태드 스타너는 프라이버시 논란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글래스 개발팀의 기술자문인 그는 “비사교적인 사람들은 글래스로 뭔가 비사교적인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은 보통 사회적 계약을 준수하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그를 비롯한 개발팀은 안경 형태의 스마트 기기를 수년 동안 실험해왔다며 “그동안 나쁜 일은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실리콘 밸리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면 쉽게 장담할 일도 아니다. 전혀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너무 쉽게 어느 순간을 포착해 전달하는 것이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야기할 수가 있다.
콜로라도의 이메일 회사, 샌드그리드 직원이던 애드리아 리처즈는 컨퍼런스에 참석 중 뒤에서 두 남자가 킥킥 거리며 하는 농담에 기분이 상했다. 그래서 트위터에 그들의 사진을 올리며 “쿨하지 않다”고 평했다.
그러자 그중 한 남성은 즉각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다. 그는 이에 반박하는 내용을 온라인에 올렸다. 그저 변변치 않은 성적 조크에 불과했고, 상대 여성이 경고 한번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저 웃으면서 사진을 찰칵 찍어 내 운명을 봉해 버렸다고 그는 불평했다.
그러자 리처즈에 대한 비판이 쇄도했다. 앞서 두 남성이 사용한 말보다 훨씬 심한 말들이 동원되었다. 이번에는 샌드그리드가 리처즈를 해고했다. 리처즈의 행동을 둘러싸고 너무 심한 소동이 벌어져서 회사 비즈니스를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였다.
사소한 농담으로 시작된 일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리처즈는 이후 트위터에 아무 것도 올리지 않는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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