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기도 부탁-조금 전에 받은 소식입니다. 기도 부탁합니다.” 최근 난데없는 긴급 SNS 메시지로 인해 한인 기독교인들이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이 메시지(사진)는 “급진적인 인도의 불교인들이 20개의 교회를 어제 밤에 불태웠고, 오늘 오후에는 200개의 교회를 없애고 200명의 선교사를 24시간 안에 살해하려 한다”는 끔찍한 내용을 담고 있고, “이 메일을 받는 즉시 기도를 다른 분들에게 전달하고, 주님의 승리가 선교사들과 함께 하기를 기도하자”는 당부를 하고 있다. 이 메시지는 이메일은 물론 한인들이 널리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됐고, 이를 받은 교인들은 앞다투어 다른 교인이나 지인들에게 퍼나르며 기도에 열을 올렸다. 또 이 메시지는 기독교뿐 아니라 일부 천주교인들에게까지 전달돼 같은 소동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메시지는 사실이 아닌 루머로 밝혀져 한인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일부 교인은 이를 페이스북에도 올렸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자 급히 삭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돼 매년 한 번씩 한인들에게 떠돈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3월 아시아투데이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해 퍼진 인도 선교사 살해 위협 메시지는 허위로 드러났으며,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현지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KWMA는 “한 이단 단체가 예수전도단의 이름을 사칭해 유포시킨 것”이라며 “이 같은 메시지가 확산, 유포되지 않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알린 바 있다.
이 메시지에 대해 인도선교사인 원정하 목사는 블로그를 통해 “인도 불교신자가 현지 기독교인들을 박해한다는 것은 마치 북한의 무슬림들이 지하교회들을 박해한다는 것만큼 허황된 말”이라며 “인도의 불교도는 기독교인보다 수가 더 적을뿐더러 힌두교의 카스트제도에서 도망 나온 최하층 출신이 대부분이라 오히려 힌두교보다 기독교인들과 더 동지의식을 지니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원 목사는 “불교도와 기독교인 사이에 악감정을 넣거나, 자꾸 이런 실망이 계속되면 진짜 급한 기도 제목도 의심받게 만들기 위해, 혹은 어떤 열성이 지나친 사람이 무조건 기도를 일으키기 위해 아닌 줄 알면서도 돌리는 듯하다”며 “현지 사역자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극단적인 기도 요청이 오면 퍼뜨리기 전에 한번 검증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라 지인들에게 급히 알렸다는 이 모씨(여, 엘리콧시티)는 “기독교인들의 신앙과 선교 열정을 악용하는 이 같은 메시지는 기독교의 정신에도 어긋나고,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반감 이미지만 심어준다”고 우려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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