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인하르트 본케 목사의 경우 - 아프리카 선교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려
▶ 작년 국세청에 신고한 사례비 수입 18만불, 바닷가에 300만달러 리츠-칼튼 콘도 소유, “물질적 축복 부끄러워하는 것은 잘못” 강조
라인하르트 본케
라인하르트 본케 목사가 대회장을 꽉 채운 인파를 헤치고 옆걸음질을 치며 천천히 단상을 향해 접근하자 관중석은 기대감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부흥회를 찾은 군중은 본케 목사가 지난 수십년에 걸쳐 아프리카에서 행한 눈부신 선교활동에 대해 귀가 따갑도록 들은 터였다. 그는 아프리카 선교의 ‘살아 있는 전설’이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그는 수백만명의 영혼을 구원했고, 치유의 은사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의 병을 고쳤으며 죽은 자를 일으키는 현대판 나자로스의 이적을 보여주었다.
본케 목사가 단상에 오르자 부흥회 장소인 미 프로농구(NBA) ‘마이애미 히트’ 주경기장의 플로어는 관중의 발장단으로 진동했고, 대형 스크린은 쉴 새 없이 터지는 관중석 셀카의 플래시로 화려하게 도배됐다.
“지금은 구원의 시간입니다. 마이애미가 구원을 받을 것이고, 플로리다와 미국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본케 목사의 선언에 마이애미 히트의 널찍한 주경기장은 참석자들의 우렁찬 함성에 파묻혔다.
본케 목사의 미국 내 첫 부흥집회는 들뜬 분위기 속에 떠들썩하게 막을 올렸지만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그는 여전히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낯선 인물이다.
본케 목사는 어린 시절 아프리카에서 사역하라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하늘의 명령에 순종해 ‘검은 대륙’으로 건너갔지만 선교는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가 전하는 ‘말씀’에 귀 기울이는 전도 제자들을 만들어내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 끊임없이 땀과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심는 대로 거둔다”는 성경 말씀은 그대로 이루어졌고, 본케 목사는 고희를 넘긴 74세의 나이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페이스 힐러’(faith healer), 즉 신유의 은사를 받은 목회자로 자리매김했다.
오순절교단에 속한 그는 대형 집회를 통해 이제까지 7,200만명의 영혼을 구원했다고 주장한다. 집회 때마다 인파가 몰려 두 번씩이나 참석자들이 넘어져 밟히는 대형사고가 나기도 했다.
마이애미 히트의 주경기장 단상에 오른 독일 태생의 본케 목사는 죄인들에게 회개를 강요하지 않았다. 도덕성에 관한 훈계도 없었다.
대신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갈 것과 사탄에게서 벗어나 하나님을 향해야 한다는 간단한 메시지를 반복해 전달했다.
설교를 마친 후 그는 군중을 향해 예수님을 영접할 영적 결단의 준비가 된 사람들은 단상 아래로 나오라고 청했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가 선 단상 아래로 수백명이 한꺼번에 모여들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양 손을 허공중으로 치켜들었고 또 다른 일부는 목이 터져라 할렐루야를 외쳤다. 방언이 터진 사람들도 적지 않았고 영적 희열감에 사로잡혀 겅중겅중 뛰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그들을 향해 본케 목사의 부르짖음이 천둥소리처럼 울려 퍼졌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여, 지금 우리를 구원하소서. 예수님, 이제 나를 구원하소서!”
카리스마 넘치는 다른 선교사들이 그렇듯 본케 역시 치유은사를 사역의 최대 도구로 활용한다. 이 날도 그는 참석자들이 에이즈와 암, 전신마비의 질곡에서 벗어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중 대니얼 에키추크우라는 이름의 숨진 나이지리아 남성을 회생시켰다고 간증한다. 그의 후계자인 대니얼 코렌다(33) 역시 에키추크우의 ‘부활’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들이 얼마든지 있다고 거든다.
코렌다는 본케가 세운 ‘열방의 그리스도’(Christ for all Nations)라는 단체의 회장으로 해외 선교사업을 관장한다.
마이애미 집회의 열기가 정점에 이르자 본케는 슬며시 무대에서 물러났고 대신 코렌다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병마가 떠나가는 치유의 역사가 이루어질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반응은 엇갈렸다. 다푸네 보나스(82)는 뜨거운 열기가 그녀의 온 몸을 훑고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다며 방광암이 완치된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직 의사를 찾아가지는 않았지만 검사를 하면 기적이 일어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엉치뼈 골절상을 입은 준 윌리엄스(77)도 기적을 찾아 대회장에 나온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녀는 치유 기도를 받은 후 몇 발자국을 내디뎌 보았지만 지독한 통증을 견디지 못해 주저앉고 말았다. 휠체어를 타고 간신히 귀가한 준은 나흘 동안 침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치유의 은사를 군중동원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유명 목회자 3인방으로 꼽히는 본케와 케네스 코프랜드, 베니 힌은 이른바 번영복음이라는 고리를 통해 서로 긴밀한 연결되어 있다. 그들이 전파하는 번영복음(prosperity gospel)에 따르면 건강과 재물은 신실한 신앙인들에게 하나님이 베푸는 상급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이들 세 명의 목회자는 번영복음을 전파하며 엄청난 부를 거머쥐었다. 본케는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팜비치 인근에 300만달러짜리 리츠-칼튼 콘도를 갖고 있다.
본케는 지난해 ‘열방의 그리스도’로부터 17만8,784달러의 사례비를 받았다고 국세청(IRS)에 신고했다. 2년 전의 28만9,546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든 액수다.
반면 ‘열방의 그리스도’는 2006년에서 2013년에 이르는 기간 총 1억5,000만달러를 각종 선교기금으로 기부한 것으로 되어 있다.
종교단체의 재무상황을 분석하는 미니스트리 와치의 회장 러스티 레오너드는 ‘열방의 그리스도’로부터 선교자금을 지원받는 연관 단체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 단체들을 통해 본케에게 추가 소득이 흘러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공금을 빼돌리기 위한 편법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본케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질문에는 철저히 입을 다문다.
그는 “하나님이 내게 물질적 은혜를 내려주실 때 가끔씩 죄의식에 빠져들기도 하지만 주님이 주시는 축복을 부끄러워하는 것은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어딘지 석연치가 않다.
과연 그는 목자인가 신앙의 삯꾼인가. 판단과 정죄는 오롯이 창조주의 몫이다. 성경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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