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목사(보스턴 시온성교회)
우리 옆집에 사는 Jim은 나이가 70 후반으로 은퇴하기 전에는 타운의 경찰 부서장까지 했던 사람이다. 우리가 13년 전 그 동네로 이사 갔을 때, 불고기 파티로 백인들만이 살던 동네 사람들에게 우리를 소개하고 교회달력이나 전도지를 집집마다 돌리며 전도의 기회를 찾았지만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들인 그 동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인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점점 이웃들과 친해졌고, Jim 부부와도 가깝게 지냈지만 종교이야기는 거의 하지 못했다. 나는 금년 말 은퇴를 앞두고 최근에 부랴부랴 집을 정리하고 임시로 내슈아로 이사했다. 그렇게 정들고 좋아하던 집을 팔고 떠나려는 내 행동을 Jim은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만류하며 섭섭해 했다.
오늘 우리 부부가 전에 살던 집에 온 우편물을 찾으러 들렸을 때 길가에 서 있던 Jim이 다가와 반갑게 다시 대화하던 중, 농담하는 척하며 평소 때 하지 않던 질문을 던졌다. “How are you so sure there is heaven? Tell me whether heaven is real or not.”
그에게도 인생의 해는 저물고 있었다. 기회를 잡은 나는 아주 진지하게 ”예수를 잘 믿으면 반드시 천국과 지옥의 실재를 믿을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왜 30여 년 전 좋은 직장을 그만 두고 목회의 길로 들어섰겠느냐고…….
하나님께서 조금도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방법으로 우리를 부르셨기에 그렇게 했다고 말해 주면서, 오늘날 가톨릭교회가 너무나 교인들에게 성경진리를 가르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냐“고 조심성 있게 운을 떼어 보았더니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 말에 동의하면서, 그의 어머니는 자기가 신부되기를 원했었다고 까지 말했다.
그와 헤어진 나는 Jim에게 좀 더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지 못한데 대해 마음이 무거웠다. 앞으로 다시 만날 시간이 있기를 바라며 Jim 부부를 위해 꼭 기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비슷한 길을 간다. 젊을 때 관심이 없던 건강을 챙기고, 전에 해보지 못한 취미생활, 여행들을 하고 싶어 한다, 또 웬만한 일이면 다 툴툴 털고 화해하고 싶어 한다. 좋은 일들이다. 그래서 요즘 서울에 사는 은퇴한 대학동창들이 얼마나 많은 양의 여행사진, 건강정보, 좋은 말, 음악해설 같은 것을 모아 이메일로 보내주는지. 제목만 훑어보기도 바쁠 지경이다.
나는 아무런 곳도 가지 않고도 세계의 명소들을 그들 덕분에 손가락 하나 움직임으로 구경하곤 한다. 그들이 가진 공통적인 관심은 결국 무엇일까? 어차피 얼마 후에 가야하는 곳으로의, ‘떠날 준비’인 것이다.
세상을 사는 모든 이들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성경은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9:27). 또 이렇게 말씀한다. “죄의 삯은 사망이요, 하나님의 은사(gift)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니라”(롬 6:23). 그러면 천국가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은 무엇인가? 유일한 길은 인류의 죄를 대신 지고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를 믿어 하나님이 거저 주시는 용서와 영생을 선물로 받는 길 뿐이다.
이것을 알고 사는 믿음의 사람들은 비록 이 세상에서 성공을 하지 못해도, 가난하고 병들어도, 아무리 노년에 떠날 날이 가까워져도, 마음이 편할 수밖에 없다. 이 짧은 세상이 지난 후 영원하고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기에…….
세상사는 모든 이들이 이 쉽고 복된 본향(本鄕) 가는 길을, 더 늦기 전에 발견하게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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