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뉴잉글랜드한인회 전 회장 >
우리사회가 가진 정체성의 실상과 허상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개념을 가져야한다. 이는 보편성의 관점에서 냉철히 평가 검토하는 비판의식이다. 보스턴 한인사회의 현실, 한인회는 그동안 한인사회가 흘린 땀과 노력의 결정이기에 소중한 것이지만 보다나은 한인사회상, 선진 한인사회라는 이념을 잣대로 냉철히 반성하는 자세가 되어야만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
보스턴 동포사회의 위상을 수식하는 특징들은 수 없이 많다. 개방적 평등사회를 앞에 내 걸고 뒤로는 동창회, 종친회, 사회, 봉사단체 등 허울 좋은 수많은 단체들이 집단 이기주의, 가족 이기주의로 사회변동과 세대 간의 갈등이 가져온 가치관의 혼란과 질서의식 상실 등은 한인사회의 필요악이라 볼 수 있을지 모른다.
보스턴 한인사회가 변화를 경험하려면 얼마만큼 한국적인가의 정도문제의 차이 뿐이다. 선한 인간성의 상실과 도덕성의 상실은 그 사회의 위험신호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개인들의 이기적인 것과 집단 이기주의(패거리 문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인회장에 선뜻 나서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선 개인목적관을 가치관으로 정착시키는 일이며 그 시급한 구체적인 방법은 우리 모두가 봉사의 체험을 쌓아가는 일이다. 봉사경험을 체득케 한다는 것은 도덕성 회복의 첩경임을 사회적으로 수용하는 일이 시급하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위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불행한 형제들을 돕겠다는 생각만 있다면 봉사는 자연스런 삶의 모습이며 서로 도울 줄 모르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봉사가 어렵다는 생각자체가 우리들의 이기심 때문이며 분별없는 경쟁심의 결과인 것이다.
미주동포사회에서 동경의 대상인 보스턴은 우수한 두뇌의 집합 장소이며 부러워하는 보스턴 사회에 수많은 교회단체가 있으나 이만한 봉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음은 성숙치 못한 봉사정신 의식 때문이다.
옛 사람의 훈구(訓句)를 생각하며 한인회장 입후보자가 없음을 설명에 가름할까 한다. 군자는 부동이화(不同而和)라 했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라 했다. 동이불화는 동일한 처지와 일을 하며 같은 환경에 살며 화합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소인배란 뜻이다. 욕심이 마음을 가리면 올바른 세상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올바른 생각과 행동을 가지고 살아가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이해관계로 언제나 아귀다툼을 일삼은 불협화음 속에서 살아가기 마련이다.
소인배는 반드시 배우지 못한 시정잡배 속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합집산을 일삼으며 떼거리를 짓고 권력이나 재력의 향방에 따라 해바라기처럼 우왕좌왕하면서 아첨하고 교만 떨며 사이비 형태로 사는 사람들을 소인배라 해도 그릇된 지적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바른 것을 바르게 보려 하지 아니하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때에만 흰 것도 검다 하기를 서슴지 않으면서 자기 합리화에 온갖 기만 수단의 동원도 사양치 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면종복배(面從腹背) 한다든지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든지 하는 말은 모두가 소인배들의 형태를 점잖게 표현한 낱말들이다.
그러나 군자는 부동이화(不同而和) 할 줄 안다. 처지가 다르고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하더라도 사리가 분명하면 그것을 존중하고 서로 이견을 지닌 대립관계라도 대의를 발견하면 자기주장을 버리고 대의를 따를 줄 안다는 점에서 군자는 부동이화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 있어든 양식 있는 봉사자들의 희생정신이 사회저변에 깃들여 있기 때문에 사회의 기틀이 유지되어 가는 것임을 뉘우쳐야 한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그 물음은 영원히 겸허하게 받아들여야할 과제임을 깨닫고 실천으로서 그 참된 길을 찾아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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