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 18세기 악기 복원·옛 주법 ‘원형’ 살려
▶ 사랑·술 노래 20곡 흥겨운 앙상블 선사
‘레자르 플로리상’의 가수들이 가면 분장을 하고 프랑스 세속 민요를 노래하고 있다. <사진 Philippe Praliaud>
■ ‘레자르 플로리상’ 6일 디즈니홀 공연
최근 유럽의 고음악 연주단들이 각광 받으면서 미국 방문연주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년 사이에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 고음악 연주단만도 조르디 사발과 ‘에스페리옹 21’ ‘아카무스’ ‘아카데미 오브 앤션트 뮤직’ ‘콘체르토 쾰른’ 등 다양한데 오는 5월6일엔 프랑스의 ‘레자르 플로리상’이 디즈니홀 데뷔 무대를 갖는다. 또 바로 지난 주말엔 오렌지카운티의 시거스트롬 콘서트홀에서 존 엘리엇 가디너의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가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오르페오’를 공연해 호평 받은 바 있다.
원전연주, 정격연주, 또는 시대연주로 일컬어지는 고음악(Early Music) 연주는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 음악가들 사이에서 1960년대부터 시도되기 시작해 1980년대 이후에는 큰 흐름을 이루며 클래식 연주 트렌드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들은 17세기와 18세기의 시대악기(period instrument)를 복원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원전 연구를 통해 알아낸 옛 주법을 재현하고 악보도 당시의 것을 사용하면서 음악의 원형을 재현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당연히 바로크와 고전음악이 레퍼터리의 중심을 이루기 때문에 악단 규모는 실내악 정도의 소규모이고 바흐, 헨델, 퍼셀, 텔레만, 코렐리, 쿠퍼랭 등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다음 주 LA를 찾는 ‘레자르 플로리상’(Les Arts Florissants)은 이들 고음악 연주단 중에서도 노래음악이 중심을 이루는 앙상블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미국 출신의 지휘자 윌리엄 크리스티(William Christie)가 1979년에 프랑스에서 설립한 이 앙상블은 17세기 프랑스 음악 전문이며 아울러 17~18세기 유럽 음악을 폭넓게 연주하고 있다.
악단의 이름 ‘레자르 플로리상’은 ‘예술의 번영’이라는 뜻으로 프랑스 작곡가 샤르팡티에(Marc-Antoine Charpentier)가 1685년 작곡한 실내 오페라 ‘레자르 플로리상’에서 가져온 것이다. 바로크 시대의 기악 앙상블과 보컬 앙상블로 조직된 이 음악그룹은 특별히 오페라와 오라토리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종교음악뿐 아니라 세속적인 음악도 자주 무대에 올려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5월6일 오후 8시 공연에서는 ‘사랑의 노래와 술 노래’(Songs of Love and Drinking Songs)를 주제로 무려 20곡을 들려준다. 레퍼터리는 쿠퍼랭, 샤르팡티에, 샤방소 드라 바르, 미셸 랑베르, 그리고 거의 연주되지 않는 오노레 당브뤼의 노래들로 구성된다.
음악감독 윌리엄 크리스티가 하프시코드를 직접 연주하고 2명의 바이얼린, 1명의 비올라 다 감바(첼로의 전신), 1명의 테오르보(류트와 비슷한 악기) 연주자가 출연하고, 보컬에는 소프라노, 앨토, 하이 테너, 테너, 베이스가 출연, 총 10명이 다채로운 스테이지를 꾸민다.
유튜브에서 이들의 공연 동영상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젊고 신선한 연주자들이 파격적인 무대를 펼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저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연극 수준의 연기를 펼치며 다채롭고 역동적인 공연을 선사하기 때문에 고음악이라고 할 때 연상되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활기차고 신선한 감동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불어로 노래하는 사랑의 고백과 술주정을 들을 수 있는 것은 감미로운 보너스라 하겠다.
티켓 56.50~117달러. www.laphil.com, (323)850-2000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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