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섹시한 의상 패션 논쟁 촉발… 라이오넬 브링기어 지휘자와
▶ 완벽한 테크닉에 섬세함까지… 감성·지성·예술의 합일 연주
스타 피아니스트 유자 왕이 2015 할리웃보울 클래식 시즌을 오픈한다. <사진 yujawang.com>
■ 유자 왕 - LA필과 7일 할리웃보울 콘서트
지난달 20일 개막된 2015 할리웃보울 서머시즌의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이 오는 7일 오후 8시 매혹의 피아니스트 유자 왕(Yuja Wang)과 함께 시작된다. 할리웃보울의 클래식 연주회는 언제나 화요일과 목요일로, 올해 시즌은 7월7일 시작돼 9월10일까지 10주간 20회의 콘서트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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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 왕은 이 날 지휘자 라이오넬 브링기어(Lionel Bringuier)가 이끄는 LA 필하모닉과 함께 프로코피에프의 피아노 콘첼토 2번을 연주한다. 이 날의 다른 프로그램은 보로딘의 ‘폴로브치안 댄스’, 드뷔시의 ‘라 메르’, 그리고 라벨의 ‘볼레로’ 등. 클래식 시즌 오픈을 축하하는 불꽃놀이도 있을 예정이다.
유자 왕(28)은 2011년 할리웃보울 무대에서 타이트한 주홍색 미니드레스와 스틸레토 힐을 신고 등장해 ‘연주자의 패션’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킨 피아니스트다. 물론 그녀가 논쟁을 일으킨 것은 아니고, LA타임스의 마크 스웨드 음악비평가가 그에 대해 한 마디 쓴 것을 여러 언론과 블로그들이 받아서 왈가왈부했던 것이다. 연주자는 어떤 의상을 입어야 적절한가, 부적절한 패션은 청중의 음악 감상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논란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들의 좌충우돌일 수밖에 없으므로 말만 무성하다가 아무런 결론 없이 끝났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정작 유자 왕은 그런 소동에 대해 눈 하나 깜짝 않고 글로벌 패셔니스타 피아니스트로서의 자세를 전혀 흩트리지 않은 채 언제나 자기가 원하는 아름답고 섹시한 미니드레스와 롱드레스를 번갈아 선보이며 여전히 킬힐 워킹으로 세계무대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 화제의 2011년 할리웃보울 무대에서도 유자 왕은 라이오넬 브링기어가 지휘하는 LA 필과 함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콘첼토 3번을 연주했었다. 당시엔 두 사람 모두 ‘신예’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세계무대에서 탁월한 연주자들로 자리 잡은 것이 감회가 깊다. 라이오넬 브링기어는 LA 필하모닉의 구스타보 두다멜 밑에서 착실히 지휘자 수업을 쌓다가 지난해 스위스 취리히의 톤할레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초빙돼 부임했으니, 이번 무대는 약간의 금의환향 분위기라 해도 좋겠다.
유자 왕은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디즈니홀과 할리웃보울 무대에 초청돼 사람들을 매료시켜 왔다. 2011년 11월 디즈니홀에서 제임스 콘론 지휘로 프로코피에프 3번을 연주했고, 2012년 할리웃보울에서는 두다멜 지휘로 차이코프스키 협주곡 1번을 연주했으며, 그해 10월에는 주빈 메타가 이끌고 온 이스라엘 필하모닉과 쇼팽 콘첼토 1번을 연주했다. 그리고 올해 3월에는 마이클 틸슨 토머스와 함께 방문한 런던 심포니와 거슈인 피아노 콘첼토를 협연했는데, 이 콘서트들과 레퍼터리를 일일이 열거하는 이유는 매번 그 기막힌 연주에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박수를 보냈었기 때문이다.
유자 왕은 2007년 마르타 아르게리히가 보스턴 심포니와의 협연을 갑자기 취소하자 대타로 무대로 올라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 후 스타가 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만큼 그의 연주는 한 번 본 사람이라면 단번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는 매혹 덩어리라 하겠다. 테크닉의 완벽성은 거론할 필요가 없겠고, 가장 인상적인 것은 피아노와 한 몸이 된 듯한 몰입도와 집중력, 그 섬세함과 정확성이다. 감성과 지성과 예술의 능선을 절묘하게 줄타기하는 그의 연주를 듣노라면 감정에 허덕이지 않으면서도 음악의 정수를 어떻게 그렇게 깨끗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정말 경이롭다. 보는 것과 듣는 것이 모두 아름다워서 바라보기만 해도 찬탄이 절로 나오는 연주를 다음 주 할리웃보울의 대형 스크린으로 만나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티켓 8달러 이상. (323)850-2000
hollywoodbowl.com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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