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 피아니스트 문익주-전혜영 교수 ‘리유니언 콘서트’
▶ 카리사 김·조혜원·이한나 등 듀오, 트리오… 화려한 무대
리유니언 콘서트를 준비하는 스승과 제자들. 왼쪽부터 조혜원, 이한나, 카리사 김, 김혜수, 그리고 전혜영, 문익주 부부가 한 자리에 모였다.
음악하는 사람들은 이들의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문익주와 전(문)혜영.
20여년 전 각각 UCLA와 UC 리버사이드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수많은 한인 꿈나무를 양성했고, 본보 음악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하면서 우리 신문 문화면에 늘 이름이 오르내렸던 부부 피아니스트다.
지난 97년 문익주 교수가 서울대 음대로 초빙돼 부임하면서 LA를 떠났던 두 사람이 오랜만에 남가주를 찾아 특별한 무대를 마련했다. 9월26일 오후 8시30분 콜번 스쿨 테이어홀에서 열리는 ‘문익주-전혜영 피아노 스튜디오 리유니언 콘서트’. 오래 전 가르쳤던 사랑하는 제자들과 꾸미는 뜻 깊은 음악회다.
“18년만이네요. LA에서 10년간 키운 학생들과 함께 하는 동문 연주회입니다. 그때 초등학생들이던 제자들이 벌써 30대가 됐고, 모두 줄리어드 하버드 예일 등 명문대로 진학해 교수가 된 제자들도 많지요. 저희들의 젊은 시절에 삶과 음악을 통해 많은 사랑을 나눴던 제자들과 아름답고 따뜻한 음악회를 열어보려고 합니다”
흰머리는 조금 보이지만, 밝고 선하고 열정에 가득 찬 두 사람의 모습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18년 동안 한국에서 후학 양성에 올인 했던 부부는 올 가을 전혜영씨가 먼저 LA로 돌아와 정착할 예정이고, 2~3년 후에는 문익주 교수도 은퇴와 함께 합류할 예정이라고 한다.
문 교수가 20년 가까이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전혜영씨도 서울대와 서울예고, 선화예고 강사로 출강하면서 숱하게 많은 아이들을 개인지도 해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에 입학시키며 한국의 피아노 교육에 공헌했다. 가르치는 일에서 가장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는 전씨는 이제 LA로 돌아오면 다시 티칭을 통해 젊은 세대와 호흡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지식과 음악을 나누는 것뿐만이 아니라 엄마처럼 품어서 인성을 길러주며 그들의 삶에 영향력을 주는 일입니다. 또한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저 자신도 큰 힘을 받게 되지요. 그런 생활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이번 콘서트에 출연하는 연주자들은 카리사 김, 노민지, 이한나, 김혜수(크리스틴), 정유정, 조혜원 등 주류 음악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상당히 이름이 알려진 피아니스트들이다. 이들과 함께 전문 연주자 못지않은 피아노 실력을 가진 김형순 변호사와 로브 셰이어(트럼핏), 제이미 테이트(드럼)가 합류해 화려한 무대를 꾸민다.
프로그램은 굉장히 알차고 다양하고 재미있다. 바로크 음악으로부터 고전과 낭만주의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평소 한인들의 연주회에서는 들어보기 힘든 다채로운 레퍼터리가 솔로와 듀오, 재즈 트리오까지 장르를 섞어가며 펼쳐진다.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소나타 2곡과 리스트가 편곡한 슈베르트의 ‘빈의 야회곡’ 발스 카프리스 6번(카리사 김),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를 리스트가 피아노곡으로 편곡한 리스트의 ‘리골레토 패러프레이즈’(노민지),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이한나), 쇼팽의 스케르초 3번(김혜수), 클로드 볼링의 트럼핏과 재즈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정유정, 로브 셰이어, 제이미 테이트), 아람 하차투리안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사브레 댄스’(노민지, 이한나),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카프리치오 에스파뇰’(조혜원, 김형순), 아론 코플랜드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엘 살롱 멕시코’(전혜영, 문익주).
이쯤 되면 사실 문익주·혜영 부부의 연주회가 아니라 제자들의 연주회라 해야겠다. 정들었던 옛날 제자들을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으고 서로 연주를 나눌 자리를 마련한 두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음악회다.
듀오 연주자 가운데 조혜원과 김형순은 훗날 결혼에 골인한 제자 커플로, 남편은 변호사가 되었지만 피아노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못해 밴클라이번 아마추어 콩쿠르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을 정도로 수준 높은 실력을 갖고 있다고 자랑한 문 교수 부부는 이 음악회를 통해 연락이 끊긴 제자들도 만나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문의 (310)357-5659
Thayer Hall, Colburn School 200 S. Grand Ave. LA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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