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유엔총장, 안보리에 보고서
▶ 올해 11개국서 테러 사망자 500명 넘어서 민간인 대상‘게릴라식 자폭’ 수법 강화IS 가담했던 귀국자 증가도 새 위협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IS’가 자살폭탄 방식으로 테러수법을 선회하면서 이라크, 시리아 등지에서는 IS의 자살폭탄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17일 이라크 사드르시 외곽 야외시장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민간인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이은 전쟁과 공습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IS’가 세력 약화 속에서도 최근 6개월간 전 세계 11개국에서 일으킨 테러로 500명 이상이 숨졌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2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이 같은 통계를 공개했다. 반 총장은 보고서에“최근 국제사회에서 발생한 공격을 보면 IS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철저히 준비하고 조직 중심부에서 지시를 내린 공격이 늘었으며 해외 민간인을 타겟으로 한 테러가 더 자주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반 총장은“IS가 영토를 확장하지 못했고, 심지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는 영토를 빼앗겼는데도 전 세계에 미치는 위협은 더 커졌다”며“특히 지난해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 테러는 IS가 수뇌부의 지시를 받아 복잡하고 연쇄 다발적인 공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우려했다.
■미국 등 11개국에 테러로 500명 이상 사망
올해 IS가 테러를 일으킨 나라는 방글라데시와 벨기에, 이집트, 프랑스, 독일, 인도네시아, 레바논, 파키스탄, 러시아, 터키, 미국이다. 이는 IS 격퇴전이 진행 중인 시리아와 이라크, 예멘, 아프가니스탄, 리비아를 제외한 목록이다.
IS의 해외 활동이 활발해진 요인은 시리아와 이라크에 있던 외국인 조직원들이 자국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IS 외국인 조직원 숫자가 3만8,000명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대부분 정부는 이 수치를 3만여명 정도로 보고 있다.
반 총장은 “유엔 회원국들은 시리아·이라크에서 IS에 가담했다가 귀국한 자국민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보고했다”며 “IS의 국제 테러위협은 여전히 높고, 앞으로 더 다각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미 국무부도 2일 의회에 제출한 ‘2015년 국가별 테러보고서’에 IS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보고서는 2015년 한 해 동안 전세계에서 테러로 사망한 사람은 2만8,328명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고 했다. 테러행위 건수도 1만1774건으로 2014년보다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IS는 최근 근거지를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리비아로 확장했고,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시아에서 연계 조직과 추종 세력을 늘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외로운 늑대’형 자살테러 선회
세력 약화로 인해 IS는 최근 테러수법을 게릴라식 자살테러로 공격수법을 전환하고 있다.
미국의 브릿 맥거크 대통령 특사는 “점령지가 줄어들고 방어태세를 취하기 시작하면서 IS가 자폭테러를 재개해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며 “영토가 줄어드니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자폭테러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IS가 초기에 사용해온 ‘외로운 늑대’형 테러로 선회한 이유는 조직이 약화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라크 정부 관계자는 “IS는 한때 이라크 영토의 40%를 점령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14%만 그들의 통제 아래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IS 조직은 지난 2014년 6월 거대한 공격을 시작해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에 거점을 마련하며 전체 영토의 40%가량을 점령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군 주도 연합군이 2014년부터 현재까지 이라크와 시리아에 공습을 가하면서 점령지를 상실했다.
특히 시리아 정부군과 이라크군의 거점 탈환, 미군의 점령지 내 석유시설 공습으로 자금력에도 큰 타격을 입어 장악력이 추락했다.
조직원도 IS에 가담하는 외국인 조직원 숫자가 10분의 1 정도로 줄었다. 미 국방부는 현재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전체 조직원 숫자가 2만5,000여명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IS 수뇌부가 해외에 있는 연계조직의 역할을 키움으로써 폭넓은 위협을 가하려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IS 추종세력이 존재해 앞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테러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IS는 이미 새로운 근거지인 리비아에 조직원 수백 명을 재배치하기도 했다.
■원유밀매 어려워 재정압박
IS의 열악한 재정상황도 보고서에 담겼다. 이 조직은 이슬람 신정일치 칼리프 국가를 선포한 2014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심각한 재정압박을 받고 있다. IS의 주요 수입원은 원유 밀매였는데 장기화된 저유가와 국제연합군의 공습으로 타격을 입은 것이다.
IS의 석유 생산량이 30~50% 줄고 시리아 락까의 조직원 임금을 50% 삭감한 최근 움직임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그러나 무기나 탄약이 부족한 상황 같지는 않다고 우려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2월17일 유엔 안보리가 IS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에 따른 조사 결과다. 이는 앞서 9.11 테러 직후 알카에다의 자금줄을 끊기 위해 채택한 결의안을 IS까지 확대한 것이다. 안보리는 지난해 11월 군사활동 등 IS 격퇴에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결의안도 통과했다.
안보리는 오는 8일에 열리는 회의에서 이번 보고서에 관한 내용을 토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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