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조사서 인종 간 갈등 임기 내 최고조, 1992년 ‘LA 폭동’때와 비슷
미국 내 잇단 총격 사건으로 분열된 흑인과 백인 간 갈등을 봉합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경찰과 흑인운동가들을 동시에 백악관으로 초청해 '화합회동'을 했다.
임기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다시 돌출한 흑백 간 대립을 해결하고자 오바마 대통령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어느 때보다 인종 간 불신이 높아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13일 AP통신과 USA투데이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시장, 경찰 간부, 흑인민권운동가,'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활동가 등과 사태 해결을 위한 만남을 가졌다. 화합을 위한 회동에는 존 벨 에드워드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로스앤젤레스(LA·캘리포니아주)·세인트폴(미네소타주)·애너하임(캘리포니아주)·뉴어크(뉴저지주) 등 4곳의 시장, 루이지애나 등 6곳의 경찰서장, 종교단체 지도자, 흑인운동가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미네소타와 루이지애나는 최근 경찰관의 흑인 총격 사망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사법당국 관계자들이 앞서 미국에서 벌어지는 시위의 주축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활동가들이 회동에 참석하는 것을 걱정하기도 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일부 과격 주의자들의 행동으로 한 집단을 평가하지 말라고 주의를 시켰다고 백악관은전했다.
3시간 넘게 이어진 만남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분열을 막고 통합을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동 후 이와 같은 서로 "존중하는 대화"를 미국 전역에서 반복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날 참석자들도 쓰라린 감정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화가 계속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그는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전을 이루기란 매우 어려워서 "우리는 아직 우리가 이르고자 하는 곳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페이스북에도 "신뢰를 구축하고 분열을 줄이는 방법을 찾은 지역사회들의 해결책을 공유했다"며 "하나 된 국민으로 함께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더 많은 미국인이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8월 비무장 흑인 청년이 피격된 '퍼거슨 사태' 때도 폭동과 항의가 이어지자 비슷한 만남을 가진 적이 있다.그는 전날에는 텍사스 주 댈러스를 찾아 통합을 호소하는 연설을 했다. 댈러스에선 지난 7일 흑인을 향한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백인 경찰 5명이 매복 총격범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11일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이 백악관에서 경찰 관계자들을 만나 그들의 고충을 들었다.
바이든 부통령은 "경찰 조직에서 '동료들이 겁을 먹었다'는 얘기를 한 것을 듣는 게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흑백 대립을 해결하고자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총격 사건을 계기로 인종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미 CBS 뉴스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인종 간 불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69%는 '인종 사이의 관계가 일반적으로 나쁘다'고 답했다.
10명 가운데 6명꼴로 인종 관계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답해 1년 전 비율(38%)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NYT는 "현재 인종 간 갈등이 1992년 'LA 폭동'이 발생한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LA 폭동은 흑인 로드니 킹이 과속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백인 경찰관들이 집단 구타한 사건이 도화선이 돼 발생했다.
'경찰 공권력이 백인보다 흑인에게 더 가혹하게 집행된다'는 물음에 흑인의 4분의 3은 '그렇다'고 답했다. 백인 응답자 가운데선 절반 정도만 경찰이 백인을 우대한다고 봤다.
흑인의 70%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동조해 백인(37%) 응답자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미국인 41%는 이 운동에 동조했고 25%는 동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흑인 인권 운동에 동조하는 비율은 젊은 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댈러스 총격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8일부터 12일까지 성인 1천600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NBC뉴스와 서베이몽키가 지난 4∼10일 등록 유권자 1천869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52%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극도로" 혹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나머지 25%도 "어느 정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지 정당별로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공화당원의 42%는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그리 또는 전혀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했지만, 민주당원의 77%는 극도로 또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대해서도 공화당원의 70%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한 반면 민주당원의 73%는 지지한다고 밝혔다. 무당파층 역시 지지한다와 지지하지 않는다가 각각 42%대 39%로 나뉘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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