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노조 “오발사고” 해명 후폭풍…법무부도 조사 나서

병원서 치료 중 사건 당시 손을 들고 비무장임을 경찰에 알리던 상황을 재연한 킨지
비무장 흑인에게 총격을 가해 부상을 입힌 사건을 둘러싸고 "오발 사고"라는 미국 경찰의 석연치 않은 해명이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경찰노조는 지난 18일 오후 마이애미 시 북쪽에서 발생한 경관의 비무장 흑인 총격 사건과 관련해 "오발"이었다고 전날 발표했다.
흑인 자폐증 치료사 찰스 킨지는 수용시설에서 도망친 흑인 자폐증 환자(23) 1명을 길에서 달래는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총에 다리를 맞았다.
킨지가 누워 손을 올린 채 경찰에게 "자폐증 환자가 지닌 것은 총이 아니라 장난감 트럭이며 이 친구는 자폐아 환자이고, 나는 자폐아 수용시설의 치료사"라고 외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경찰의 공권력 남용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존 리베라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경찰 자선협회 회장은 "출동한 경찰관은 자폐증 환자가 킨지에게 위해를 가할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킨지를 구하려고 총을 발포했으나 불행하게도 방향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자폐증 환자에게 쏜다는 것이 그만 킨지를 맞히고 말았다는 설명이다. 당시 경찰은 자폐증 환자가 총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는 911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베라 회장은 위급한 상황에서 경찰관의 발포를 "실수로 볼 순 없다"면서 행인이 찍은 휴대전화 동영상에서 "경찰이 아주 좋지 않게 묘사됐다"며 해당 경관을 두둔했다.
직무 정지 중인 해당 경관은 30세 히스패닉인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경관은 경찰노조에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성명에서 "사람들을 구하고 돕고자 경찰을 시작했다"면서 "찰나의 순간 내가 해야 할 일을 했다"면서 행동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를 놓고 킨지의 직장 대표인 클린트 바워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우리 직원 대신 우리 고객(자폐증 환자)을 쏘려고 했다 경찰의 설명 자체가 매우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경찰 항의 시위에 참석한 에이드 애비소건은 NBC 방송에 "경찰노조의 설명은 완전 거짓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정당한 행동이었다는 주장과 달리 발포 경관은 사건 당시 "왜 쐈느냐"는 킨지와 동료 경관의 물음에 "모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게다가 총상을 입은 킨지를 응급차가 오기 전까지 수갑을 채워 20분간이나 도로 위에 방치한 것도 경찰노조 측의 해명과 동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경찰노조는 그러나 경찰관이 킨지에게 수갑을 채운 이유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현재 플로리다 주 법무부와 주 수사국이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루이지애나 주 배턴 루지, 미네소타 주 세인트 앤서니에 이어 세 번째로 경찰의 과잉 공권력 사용으로 흑인이 총에 맞는 사건이 벌어지자 연방 법무부도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가 이 사건을 인지하고 현지 경찰에게서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사건 당시 자폐증 환자 옆에 누워 비무장인 사실과 당시 상황을 경찰에게 설명하던 킨지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