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호텔·식당 등 크게 고전… 브뤼셀도 경제손실 10억유로 달해
▶ 명품업체들도 매출 감소로 타격, 관광업 비중 유럽연합 경제의 10%

중무장한 벨기에 군인들이 브뤼셀 광장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벨기에는 테러 발생 후 10억유로 가까운 경제 손실을 입었다. [뉴욕타임스]
<파리> 총격은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IS에 의한 브뤼셀과 니스에서의 민간인 학살. 독일에서 발생한 일련의 테러 사건들.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테러 관련 만행. 이런 사건들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들은 넘쳐난다.
유럽에서 테러공격이 기승을 부리면서 안정을 해치는 새로운 위협이 고착화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의 지도자들 앞에 놓인 도전은 냉혹하다. 그리고 이 지역 경제에 미치고 있는 경제적 여파 역시 심각하다. 파리에 소재한 관광업 컨설팅 업체 MKG의 대표인 조지 파나요티스는 “우리는 지금 구조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전쟁이라는 현상은 이제 우리 문 앞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테러로 인한 비즈니스 여파는 규모에 관계없이 심각하다. 장관을 지닌 중세 수도원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인 몽생미셀의 경우 호텔과 식당 체인인 소드투어 그룹의 비즈니스는 지난해 11월13일 파리 테러 발생 후 70%까지 줄어들었다. 그리고 완전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미국과 일본 관광객들의 예약취소가 줄을 이었다. 노르망디 북서부 바위섬에 서 있는 이곳은 파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그랬다.
소드투어 그룹의 경영자인 기예 고히어는 비즈니스 부진으로 230명 종업원 가운데 거의 3분의 1에 대해 4개월간 휴직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5개 호텔과 4개 식당들 가운데 절반의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17개의 일자리를 줄였으며 신규 채용은 임시직으로 채우고 있다고 밝혔다.
바스티유 데이에 니스 테러가 일어났을 때 비즈니스는 회복기에 접어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 테러 사건 후 예약취소는 20%나 뛰어올랐으며 최근 루앙에서 신부 살해 사건이 일어난 후 이 비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히어는 “루앙 사건은 그것이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비즈니스 계획을 세우는 게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테러는 유럽 경제의 가장 중요한 부문의 하나인 관광산업에 타격이 되고 있다. 올 들어 유로를 사용하는 19개국의 성장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복구했다. 하지만 4월부터 6월까지는 단 0.3% 성장에 그침으로써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유럽연합은 밝혔다. 프랑스는 4월부터 6월 기간 중 실질적으로 제로 성장에 머물렀다.
최근 수개월 사이 테러가 보다 광범위하게 그리고 자주 발생함으로써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 투자가들이 발을 빼는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여행지로서 유럽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유럽연합 경제의 10%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산업은 그 여파를 체감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유럽 정부들은 긴축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수천억 유로의 돈을 국내 안보와 IS 활동 저지에 지출하고 있다. 유럽연합에서 영국과 독일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의 경제인 프랑스는 오랜 스태그네이션과 높은 실업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간 8,400만명이 방문하는 프랑스는 유럽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은 국가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프랑스가 오랜만에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11월13일 테러 이후 성장세는 둔화됐다.
프랑스에서 파리 테러 이후 숙박호텔 예약 증가율은 이전 20%에서 한 자리수로 떨어졌다. 브뤼셀 테러 이후에는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떨어졌으며 니스 사건 후에는 두 자리수로 더 떨어졌다. 여행전문가인 마크 오커스트롬은 “그동안의 타격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전 세계적인 것이 될지 아니면 유럽에 국한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세느 강변의 인공해변인 파리 플라주에는 수십명의 무장 경찰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모래 위에서 노는 가족들 옆으로는 무장 병력이 지나가고 있다. 납세자들에게 하루 100만유로의 부담을 안겨주는 이런 순찰은 프랑스가 올해 시큐리티 강화를 위해 지출하겠다고 밝힌 8억1,600만유로의 예산안에 더해지게 된다.
그 여파는 확연하다. .파리와 니스의 렌탈 아파트들은 여행객들의 취소로 인해 텅 빈 채로 있다고 프랑스 부동산 회사인 아드리안 리즈 그룹의 대표 아드리안 리즈는 밝혔다. 프랑스 이주를 생각하고 있던 많은 고객들도 부동산 매물찾기를 중단한 상태다. 아드리안 리즈는 “테러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상황이 개선되면 사람들이 되돌아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테러 위협은 대규모 이민자 유입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를 겪고 있는 이 지역의 문제를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만난 세계 20대 경제국가의 재무장관들은 지정학적 갈등과 테러리즘을 글로벌 경제의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세계는 이미 테러 공격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늘어나는 공격의 빈도는 새로운 불확실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러범들이 공항 등을 공격한 브뤼셀에서는 비즈니스와 세수 등으로만 이미 10억유로 가까운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호텔과 식당들, 그리고 관광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연주회와 카니발, 스포츠 이벤트 등은 취소되고 이에 따라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수입이 큰 타격을 받았다.
독일정부도 잇달아 테러가 발생하자 독일도 이슬람국가의 목표물이 되고 있다고 시인했다. 여행업체들은 독일이 안전한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기 시작하면 경제성장의 동력인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여행객들이 독일이 아닌, 보다 조용한 스페인, 그리스, 스칸디나비아 같은 곳으로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
테러 위협은 여행객들을 실어 나르는 항공업계 수익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의 가장 큰 항공사인 에어 프랑스-KLM과 루프트한자는 올 수익 예상을 하향 조정했다. 또 명품업계도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들은 외국 관광객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관광객들의 비중이 높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프라다 같은 업체들은 고액지출 여행객들이 감소하면서 판매가 부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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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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