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흑인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잇단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트럼프는 노동절 주말인 다음 달 3일 미시간 주(州) 디트로이트의 흑인교회 '위대한 믿음을 가진 목사들'(GFM)에서 연설한다.
그가 흑인교회에서 흑인 유권자를 앞에 두고 유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압도적인 텃밭인 흑인 표를 약간만 빼앗아와도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계산에서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대한 흑인 유권자의 지지율은 1%선에 그치고 있다.
트럼프의 흑인 표심 공략은 이달 하순부터 본격화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측면에서 갈수록 약화하는 흑인의 입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민주당이 미국의 거의 모든 도심 빈민 지역을 50년, 60년, 많게는 100년 이상 관리했지만, 흑인의 가난과 범죄, 실직, 가정파괴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어났다"며 흑인은 이제 더는 잃을 것도 없으니, 이번에는 힐러리 대신 자기에게 투표해 달라는 것이다.흑인 부모들을 향해 "어느 곳을 돌아다녀도 여러분과 자녀가 총에 맞지 않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며 '트럼프=안전'이라는 구호도 내걸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변신' 과정에서 허점이 드러나면서 트럼프는 비난을 자초했다.
지난 27일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의 흑인 선수인 드웨인 웨이드의 사촌이 강도질하던 범인의 빗나간 총알에 맞아 사망하자, 트럼프는 트위터에 "내가 말했던 대로다. 흑인들은 이제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고인에 대한 애도는 뒷전인 채 정치적 주장만 앞세운 글이 올라오자, 흑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이어 그동안 트럼프를 위해 흑인 표를 끌어모으는 데 앞장서온 흑인 목사 마크 번스의 헛발질에 트럼프의 흑인 공략은 또다시 역풍을 맞고 있다.
트럼프의 대리인격인 번스는 지난 29일 '클린턴이 흑인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방하면서 흑인처럼 얼굴을 검게 칠한 클린턴의 카툰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뭇매를 맞고 하루 만에 삭제했다.
그는 30일 CNN 인터뷰에서 "인종차별적인 공격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방법론적으로 잘못됐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내가 전하려고 한 메시지는 명백한 사실"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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