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기능 개선으로 단기 기억력은 좋아지나
▶ 신생세포 증가로 기존의 뇌세포는 밀어내
운동이 뇌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는 그동안 수없이 발표됐다. 운동을 하면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개선된다는 것인데 뉴욕 타임스가 최근 이와 상반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2014년 ‘생쥐’(Mice)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 의하면 운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장기 기억력이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실험에서 연구팀은 여러 마리의 생쥐를 우리에 가둔 뒤 공포를 가하는 방식으로 기억을 심어줬다. 그런 다음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달리기를 시켰고 나머지 그룹은 아무 운동도 시키지 않았다. 두 그룹의 생쥐 모두에게는 화학 주사제를 통해 ‘신생 세포’(Newborn Cell)가 주입됐다. 연구팀은 수주 뒤 실험대상 생쥐를 공포의 기억이 생생한 우리에 다시 집어 넣으려는 시도를 하며 반응을 살폈다.
운동을 실시하지 않은 생쥐의 경우 수주전 갖혔던 우리에 들어 가기를 꺼리는 반응을 보였다. 수주 전 우리 안에서의 공포 체험을 기억해낸 것이다. 반대로 열심히 달리기를 한 생쥐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거리낌없이 우리에 들어가는 정상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달리기를 실시한 생쥐의 뇌에서 신생 세포가 운동을 하지 않은 생쥐에 비해 훨씬 많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달리기를 하기 전 기억이 운동에 의해 모두 지워진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운동을 하게 되면 뇌로 유입되는 혈류량이 늘어나 뇌세포 간 연결과 세포 간 교류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때 뇌에서 신생 세포수가 급증하는데 특히 대뇌 측두엽의 해마에서 증가량이 많아져 기억력 및 학습 능력이 개선된다. 특이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실시할 때 뇌의 신생 세포수 증가 급격히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뇌기능이 개선된다는 것이 기존 연구결과 였다.
그러나 2014년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연구는 운동이 주로 단기 기억력에 좋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운동으로 급격히 증가한 신생 세포는 주로 최근에 습득된 정보를 담고 있는데 오래된 기억 정보를 담고 있는 기존의 뇌세포를 밀어내거나 기능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밝혔다. 결국 운동으로 생성된 신생 세포의 활발한 활동으로 장기 기억력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쇽 셰티 텍사스 A&M 대학 분자세포의학 교수는 최근 반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운동이 장기 기억력에 해롭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는데 실험 대상으로 생쥐 대신 몸집이 조금 큰 ‘쥐’(Rat)를 사용했다. 쥐의 뇌구조는 생쥐보다 사람의 뇌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셰티 교수팀은 쥐에게 기억력을 주입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 공포 체험’ 대신 ‘수영으로 미로 빠져 나가기’를 실시했다.
대부분 먹잇감 동물은 피할 때 공간 기억력을 활용하기 때문에 미로를 빠져 나온 뒤 그 방법을 기억하는데 실험 대상 쥐 모두 단시간 내에 미로를 쉽게 빠져나왔다. 그런 다음 일부 쥐는 달리기를 했고 나머지는 쉬게 했다. 기존 실험과 마찬가지로 모든 쥐에게 화학주사로 신생 세포가 주입됐다. 한 달 뒤 실험용 쥐들은 똑같은 미로 탈출실험에 투입됐는데 두 그룹의 쥐 모두 미로 탈출 능력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셰티 교수는 “운동을 한 뒤에도 미로 탈출 방법에 대한 기억력이 지워지지 않았다”며 “기존의 실험의 경우 운동을 한 생쥐들의 장기 기억력 중 일부가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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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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