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원주대 총학생회, 대학축제서 1천800여만 원 차익 챙겨

강릉원주대학교
'대학교 총학생회장을 하면 차 한 대 뽑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사실로 드러났다.
강릉원주대 총학생회가 학생 권익 옹호와 진리 탐구라는 본문을 망각한 채 학생들을 상대로 1천800만원대 수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총학생회는 이런 '검은 행각'을 전통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죄의식 없이 해마다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준다.
꼬리가 길어 이번에 결국 들통났지만, 그동안 어떠한 감사도 받지 않아 대학사회의 도덕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줬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5월 25∼27일 강릉원주대 축제인 대동제를 주관한 총학생회는 축제에 필요한 각종 물품과 주류 등을 매입 후 학과에 판매했다.
총학생회는 원가보다 고가에 되파는 수법으로 1천857만5천900원을 챙겼다. 준중형 승용차 한 대를 살 수 있는 돈이다.
총학생회는 8만 원짜리 몽골 텐트를 28만 원에, 800원짜리 소주는 1천100원, 1천100원짜리 맥주는 1천500원에 팔았다.
주류는 지불한 돈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페이백으로 차익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의 파렴치 행각은 우연한 기회에 꼬리가 밟혔다. 주류 업체 영업사원과 최근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해당 의혹을 단과대학 회장들이 알면서 공론화됐다.
궁지에 몰린 총학생회가 지난 26일 설명회를 열어 진화에 나섰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었다. 총학생회장 신모(25) 씨는 이날 "매년 해오던 전통이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총학생회가 수년간 학생들의 돈을 횡령했음을 자인한 셈이었기 때문이다.
신 씨는 모든 돈을 혼자 챙겼는지, 총학생회 간부들이 나눠 가졌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총학생회가 MT나 신입생 환영회 등 행사에서도 유사한 횡령을 했을 것으로 의심한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생은 "제일 화가 났던 것은 '이게 관행이다'는 궤변과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며 "이전 총학생회도 횡령했다는 의미가 아니냐. 다른 행사에서도 돈을 챙긴 것으로 의심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총학생회 측에서 공개한 차액이 축소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총학생회는 몽골 텐트 1개당 20만 원을 남겨 총 28개를 학생들에게 대여했다.
단순 셈법으로도 560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오지만, 총학생회는 몽골 텐트 차익은 336만 원이라고 공개했다.
총학생회가 공개한 각 물품의 매입 원가, 학생공급액, 수량을 토대로 차액을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1천800여만 원이 아닌 2천600여만 원이 나온다.
총학생회는 축제 후 어떠한 감사도 받지 않았다. 학교 역시 별다른 의심을 하지 못했다.
감사기구이자 견제기구인 총대의원회는 "총학생회비에 대해 회계감사는 하지만, 축제는 총학생회가 학교에서 예산을 받아 진행하므로 감사 권한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총대의원회는 뒤늦게 총학생회 특별감사와 학생회칙 개정 등 방안을 찾고 있다.
29일 대의원총회를 소집해 총대의원회의 성명서 발표와 총학생회장 해임안, 학생회칙 개정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총학생회는 29일 한 차례 더 설명회를 하고 밝혀지지 않은 의혹은 해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학생은 총학생회장 신 씨 등을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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