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라이 라마 외 지음, 예담 펴냄
▶ 힘겨운 일상서 기쁨 찾는 방법으로 웃음·농담에 숨겨진 치유의 힘 강조
달라이 라마·투투 대주교 조언 담아
요즘 한국 사회는 우울하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 28.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는 지난해의 씁쓸한 통계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목전에 둔 극한 갈등 탓에 우울함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러나 철학자 스피노자에 따르면 슬픔은 기쁨에 비해 불완전하다. 스피노자는 ‘에티카’라는 불멸의 명저를 통해 타인들과의 대면 속에서 슬픔의 관계는 줄이고 기쁨의 관계를 늘림으로써 비관적인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그렇다면 기쁨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투투 대주교의 대화를 담은 ‘JOY 기쁨의 발견’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2015년 4월 달라이 라마의 80번째 생일을 맞아 인도 다람살라에서 이뤄진 투투 대주교와 두 사람의 대화를 담은 이 책에서 기쁨은 단순한 즐거움이라기보다는 안심, 감탄, 그리고 출산의 환희에 가까운 것으로 규정된다. “기쁨은 행복을 포함해요. 기쁨은 훨씬 더 위대한 것이죠. 아이를 낳는 어머니를 떠올려보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을 싫어해요. 하지만 출산을 앞둔 어머니는 엄청난 고통이 있을 거라는 것을 알지만 이를 받아들이지요. 그리고 큰 고통을 겪으며 아이를 낳은 후에 느끼는 어머니의 기쁨은 측정할 수 없죠.” 투투 대주교의 말이다.
달라이 라마는 기쁨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만약 당신이 중생, 즉 의식을 가진 모든 존재들과 특히 인류의 행복을 향한 관심을 키운다면, 그 관심이 아침마다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 겁니다.… 남을 연민하고 인정을 베푸는 마음에 대해 10분이나 30분 정도만 명상을 하더라도 하루 종일 효과가 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기쁨으로 가득 찬 삶의 핵심은 유머라는데 의견이 일치한다. 달라이 라마는 밝은 웃음을 권한다. “항상 웃는 사람은 자유분방하고 편안해요.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항상 진지한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를 일으킬 확률이 낮아요. 심각한 사람들은 정말 위험에 노출되어 있죠.”
실제로 현대인들은 심각함으로 인한 위험의 한복판에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의 4%에 해당하는 3억2,200만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이는 10년 전에 비해 18.4%나 늘어난 수치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과 앞날에 대한 불안으로 우울과 피해망상, 중독, 공황장애, 조울증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얘기다. 자살률 OECD 회원국 1위에 극한의 정치 갈등에 휘말려있는 한국인은 우울증이 더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럴수록 한국인들이여 웃자.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웃음은 인간이 짊어진 정신의 짐을 덜어준다고 했고, 철학자 니체는 동물은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고통을 모르기 때문에 굳이 웃음이 필요치 않다고 했다. 더구나 이 책에서 달라이 라마와 투투 대주교는 “심각한 것 보다는 웃음과 농담이 훨씬 좋다”고 하지 않았나? 웃음엔 분명 치유의 기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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