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는 에너지에 관한 두 가지 잘못된 신념을 갖고 있다. 그 중 첫 번째가 개인적인 신념라면 두 번째는 정치적 신념이다. 이들 가운데 세계를 재앙의 길로 밀어붙이는 것은 후자다.
개인적으로 트럼프는 골프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운동을 경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땀을 흘리면 몸 안의 귀중한 에너지인 체액이 고갈되기 때문에 가급적 운동을 피하려 든다는 설명이다.
이런 잘못된 신념을 수년간 행동으로 옮기다 보니 이탈리아 타오르미나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기어이 황당하고 민망스런 장면을 연출했다. 역사적 도시인 티오르미나에서 다른 선진 6개국 정상들은 보조를 맞춰가며 수백 야드의 산책로를 거닐었지만 트럼프는 골프카트 전동차에 올라 탄 채 그들을 뒤따랐다. 그러나 환경규제를 철폐할 경우, 다시 말해 ‘석탄과의 전쟁’을 끝내고 석탄업이 수백 만 명의 미국인 블루칼러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던 시절로 되돌리려든다면 문제는 당혹감을 주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에너지에 관한 트럼프의 정치적 신념이 틀렸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탄광업 분야의 고용은 지구온난화는 고사하고 환경문제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게 들리던 시절부터 이미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분야의 일자리는 1948년부터 환경청이 신설된 해인 1970년 사이에 이미 3분의 2가 감소했다. 이 기간에 곡괭이와 삽을 사용하는 구식 채탄방식이 노천채굴을 거쳐 광산 봉우리를 폭파시키고 석탄을 파내는 방식으로 변화했고 이로 인해 전보다 훨씬 적은 노동력으로 더 많은 석탄생산이 가능해졌다.
지난 1-2년간 석탄생산량이 환경규제의 부분적 영향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석탄생산이 줄어든 주된 이유는 대체산업 분야의 기술적 진보 때문이다. 지난주 한 애널리스트가 지적했듯 천연가스, 풍력과 태양열 등 청정에너지 공급원의 가격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어 “석탄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한 천연자원으로 간주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애널리스트가 누구인가? 바로 트럼프의 수석경제보좌관인 개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다. 많은 사람들은 과연 그가 대다수 에너지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그 같은 견해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 궁금해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정에너지 옹호는 일종의 비현실적인 반문화로 간주됐다. 비현실적인 히피 공동체는 평화와 사랑, 그리고 태양에너지를 찬미했다; 반면 현실적인 사람들은 화석연료를 파내 연소시키는 것이 번영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오늘날 에너지 정책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은 많은 인력을 투입해 어마어마한 양의 석탄을 캐내는 재래방식이 아니라 재활용 연료에서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본다.
물론 탄광지대 유권자들은 이를 인정하려들지 않는다. 이들은 2016년 대선 당시 탄광업 분야의 일자리를 되돌려주겠다고 공약한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 자신들이 의존하는 복지 프로그램을 무자비하게 삭감하려는 트럼프의 속셈을 간과했던 셈이다. 트럼프는 진지한 정책조언보다 대중의 칭찬을 우선시한다.
이야기를 다시 트럼프의 유럽순방으로 돌려보자. 취임 후 첫 번째 유럽 순방은 트럼프가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로 주목을 받는다.
먼저 브뤼셀에서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동맹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나토 제 5조항에 대한 지지를 거부했다. 사실상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체의 핵심 강령을 거부한 셈이다. 마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보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비위를 맞추는 데 더 많은 관심을 표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타오르미나에 모인 세계 7개 선진국 정상들 가운데 오직 트럼프만이 재앙적 기후변화를 피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하자는 파리 기후협정에 지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가 재앙적 기후변화를 막아낼 마지막 기회인 파리협정에 반대한 이유는 무얼까?
현시점에서 배출가스 감축이 엄청난 경제적 해악을 초래한다는 주장은 신뢰성을 완전히 상실했다. 석탄을 에너지산업의 주변부로 밀어낸 대체 에너지 분야의 기술적 진보는 저공해 경제로의 전환에 요구되는 비용을 앞으로 불과 몇 년 사이에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선까지 끌어내릴 것이다.
이 같은 전환은 두말할 나위 없이 석탄산업의 몰락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채탄공들에게 지원과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탄광지대 주민들에게 진정한 도움을 주기보다 시계바늘을 되돌리는 환상만을 제공한다. 그 같은 환상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2-3년 후에는 그가 무엇을 하건 석탄업 일자리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백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파리협정을 준수하지 않는 한 환상의 붕괴속도는 훨씬 빨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세계 최강대국의 지도자가 결국은 들통이 나게 될 ‘정치적으로 편리한 거짓말’을 계속함으로써 지구촌의 미래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 만약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면 당신은 지난 몇 달 동안 신문 기사를 전혀 들여다보지 않았음에 틀림없다.
아마도 트럼프는 파리 기후협정에서 완전히 발을 빼지는 않을 것이다; 혹은 회복불능의 피해가 발생하기 이전에 정치무대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주가 골프카트에 올라탄 무책임한 지도자에 의해 전 세계가 지옥으로 끌려가는 인류 역사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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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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