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플랜을 관리하거나 소개, 중개하는 브로커, 보험 예이전트, 재정 어드바이저들은 커미션이나 관리비 등 자신의 이익 보다는 고객들의 이익을 최우선을 해야 한다는‘피듀시어리 룰’이 6월9일부터 시행된다. <뉴욕 타임스 로리 커츠 삽화>
은퇴 저축플랜을 다루는 브로커 등 재정관련 어드바이저들은 커미션이나 관리비 등 자신의 이익보다는 고객의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는 은퇴저축 규정 즉, ‘피듀시얼리 룰’(fiduciary rule)이 논란 끝에 6월9일부터 부분 시행된다. 이 규정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민들의 은퇴를 대비한 저축금이 지나치게 많은 커미션이나 관리비로 소진되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포한 신탁의무법이다. 당초 4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직후 지나치게 브로커나 재정 어드바이저들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연방 노동부에 재평가를 명령했었다. 연방 노동부의 알렉산더 어코스타 장관은 22일 이 법을 본격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어코스타 장관은 월스트릿저널 오피니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법의 완전 도입은 2018년1월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 봤지만 6월9일 시행을 다시 미룰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법은 일단 부분적으로 시행된다. 브로커나 보험 에이전트들이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따르지 않아도 되지만 내년 1월부터는 모든 규정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아코스타 장관은 노동부가 이에따라 경제적 영향을 완전히 마무리한 후 철회를 하거나 재조정 할 수 있음을 암시해 개정 여지는 남겼다. 그는 “법원이 이 규정을 의회가 제정했던 위임 권한과 일치한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번 신탁규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기조인 규제완화 목적과는 일치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규정은 금융계와 오바마 행정부 사이에 계속됐던 오랜 논쟁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상충되는 재정 조언(conflict of interest)으로 인해 미국인 가정이 은퇴 플랜 커미션이나 관리비로 지출해야 하는 연간 비용은 170억 달러에 달하며 결과적으로 은퇴 저축 구좌의 연간 수익률도 1% 포인트 줄어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금융계 대표들은 이 수치는 지나치게 부풀려 진 것이며 이법이 시행되면 재정 조언을 받기 어려운 소규모 저축 구좌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거래를 많이 하지 않는 투자자들에게는 비용 부담을 가중 시킬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이 법이 시행되면 은퇴 재정 어드바이저들은 특정 펀드를 홍보할 때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게 된다.
지난 3월 노동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60일간 시행을 보류하면서 큰 문제가 없다면 6월9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었다.
법 시행을 찬성해왔던 소비자 연맹의 파멜라 뱅크 수석 정책 자문은 23일 “이런 상식적인 변화는 오래전부터 요구됐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은퇴 저축 구좌를 도와주는 사람들은 자신의 재정적 이익보다는 고객의 이익에 먼저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확인 시켜준 것”이라고 반겼다.
▲‘피듀시어리 룰’ 모르는 사람 많아
상당수의 미국인들은 이 법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은퇴 저축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재정 조언 온라인 사이트 ‘파이넌셜 엔진스’가 1,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피듀시어리 룰’을 들어봤다는 응답자는 32%에 지나지 않았다. 이중 22%는 투자 자문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21%는 이 룰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었다.
▲누가 영향을 받나
간단하게 말한다면, ‘피듀시어리 룰’은 은퇴 플랜을 자문하거나 은퇴 플랜에서 일하는 모든 금융 전문인들에게 적용된다.
이 룰의 주요 포인트는 은퇴 플래너와 기타 관련 전문인들은 고객의 목적에 맞는 투자만 찾아주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범위내에서 고객 최상의 이익을 우선으로 할 의무를 갖는 다는 것을 이들에게 확신시켜주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 규정은 직장 은퇴 저축 플랜인 401(k), 403(k), 우리사주 플랜, 개인 은퇴 구좌인 IRA, SEP, 심플 IRA, 그리고 펜션(연금)과 같은 확정급여형 연금을 위해 일하는 전문인들에게 적용된다.
그러나 고객이 재정 자문인에게 연락해 특정 상품이나 투자를 요구하는 경우처럼 재정 자문에 속하지 않은 경우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 재정 자문인이 개인의 나이 또는 수입에 따른 일반적인 투자 자문 등 고객에게 교육을 시키는 경우도 적용되지 않는다.
이 규정으로 IRA와 관련된 상품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IRA 상품은 보통 브로커 회사들이 취급한다. 특히 401(k) 플랜에서 IRA로 롤오버 시킬 때 정부의 감시가 집중 될 것이다.
보험 에이전트나 자문인들이 IRA로 롤오버 하라고 조언할 경우 많은 재정적 압력을 가한다는 사례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고객들의 돈을 투자 상품이 확실하고 수수료가 낮은 회사 은퇴 플랜에서 빼내도록 하거나 새 IRA에 옮기면서 수수료가 높은 투자 상품에 넣도록 하는 등 고객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는 사례들이 무수히 많다는 것이다.
▲역사
원래 연방 노동부는 1974년 제정된 ERISA에 따라 은퇴와 관련된 재정 조언을 통제해 왔다.
하지만 많은 회사들이 요즘은 회사가 보증하는 확정급여형 연금(펜션)을 종업원들이 내는 돈을 중심으로 하는 확정기부형 플랜으로 전환하고 IRA 역시 크게 성장하는 등 은퇴 플랜이 변화했는데도 ERISA는 이런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2010년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돼 관련 법안이 제안됐지만 금융계의 거센 반발로 2011년 철회되고 말았다.
2015년 2월2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노동부에 관련법 개정을 지시했고 노동부는 이듬해 4월 고객들의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는 내용의 ‘피듀시어리 룰’을 제안해 행정예산관리국(OMB)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아냈다.
피듀시어리(Fiduciary, 신탁)재정과 관련해 ‘피듀시어리’ 즉 신탁은 재산을 관리해달라고 맡긴 사람 또는 단체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행동이 요구된다고 돼 있다. 모든 금융계 종사자들이 이 기준에 맞게 행동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자신의 투자금이나 모든 자산을 맡길 때 이 신탁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에게 맡긴다면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신탁 규정을 지키지 않는 투자 전문가들에게 투자금을 맡긴다면 고객에게 최상의 이익을 주는 투자 상품보다는 소개자 자신에게 높은 커미션이 돌아오는 투자 상품을 소개할 것이다.
만일 투자 어드바이저가 ‘등록된 투자 자문인’(Registered Investment Advisor)이라면 고객이 맡긴 신탁 책임을 질 것이고 고객의 이익을 위해 최선의 행동을 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브로커나 보험 전문인, 또는 금융계 종사자들은 그렇지 못하다.‘등록된 투자 자문인’은 1940년 발표된 ‘투자 자문법’의 하나인 ‘신탁 기준’(fiduciary standard)을 준수한다.
다시말해 자신의 이익보다는 고객의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 커미션이 많은 투자 상품을 팔지 않는다면 투자 자문인들은 오로지 많은 커미션을 받을 목적만으로 고객의 어카운트를 관리하지 않을 것이고 고객을 위하기에 앞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돈으로 주식을 먼저 사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피듀시어리’는 ▲모든 투자 자문은 최상의 지식으로 정확하고 완전한지를 확실히 해야 하고 ▲모든 잠재적 이해 상충을 피하고 만일 발생한다면 이를 고객에게 공개해야 하며 ▲모든 관리비와 커미션은 정확하게 공개해야 함은 물론 ▲투자 권고는 투자 목표와 대상 그리고 고객들의 위험성을 정확하게 판단한 후에 해야 한다. 현재 브로커, 보험 에이전트, 기타 금융 전문인들은 일명 ‘상응 기준’(suitability standard)의 의무만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은 이번에 시행되는 ‘피듀시얼리’보다는 훨씬 약하다. 모든 ‘상응 기준’은 투자 목적이 고객의 필요나 목적에 부합되기만 하면 고객에게 권할 수 있다고 돼 있다.
<
김정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