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의류소매체인 잇단 파산, 불경기 여파
LA 다운타운 자바시장 일대의 한인 원단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미수금 문제로영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 연방법원에 ‘파산보호’(챕터 11)을 신청한 대형 의류소매체인 ‘파파야’를 비롯해 각종 크고 작은 의류업체들이 잇달아 문을 닫는 등 불경기에 시달리면서 미수금 회수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업주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예방이 절실한 상황이다. 원단 제조 및 수입 업체들에 따르면 인보이스상 ‘네트’(net) 60일이던 결제기간이 최근 200일까지 연장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서류상 60일이지만 관행상 보통 90일 수준에서 결제가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에는 그 기간이 7~8개월까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90일 안에라도 결제가 이루어지면 다행으로 여겨야할 판”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재 다운타운 자바시장 일대에 위치한 한인 원단업체들의 평균 미수금은 5만달러 상당으로 적게는 1만달러부터 많게는 수십만달러까지 다양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이렇듯 큰 금액이 걸린 거래가 단지 안면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관행이라는 불법적인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갑과 을의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미한인섬유협회(회장 제니퍼 박·이하 섬유협회) 관계자는 “원단 납품에 대한 수금은 비즈니스 특성상 납품이 먼저 완료된 이후 수금을 받게된다”며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이런 관례 때문에 미수금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업계에 악습처럼 번지고 있는 미수금 사태의 심각성은 보험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섬유협회는 대부분의 원단 업주들이 겪고 있는 미수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미수금 사태가 발생할 경우 원금의 최대 90%를 보장해주는 ‘AR 채권보험’(accounts receivable) 가입을 장려했다. 실제 많은 업체들이 이를 통해 도움을 받았지만 현재는 미수금 사태가 워낙 많다 보니 보험업체가 업주들의 AR 채권보험 가입을 꺼리는 입장이다.
이에 부도덕한 바이어들과의 거래 때문에 시장질서가 붕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섬유협회를 중심으로 원단업체들은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 섬유수입업체 관계자는 “과거와 같은 출혈경쟁은 자제하고 상습적으로 수금을 연체하거나 또는 갚지 않는 업체들, 제품의 내·외적 품질을 트집잡으며 고의적으로 리턴을 많이 하는 불량업체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면서 “이제는 누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의 문제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한 섬유협회 관계자는 “흔히 블랙리스트라고도 불리우는 악덕거래 업주 명단을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신용이 없는 거래처들은 우선적으로 배제한 뒤 거래업체를 선정하고 있다”며 “관행이나 느낌이 아닌 거래처에 대한 정확한 신용기록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막무가내로 돈을 떼어먹고 도망가는 업주는 많이 줄었다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자바시장의 경기가 워낙 안좋기 때문에 미수금을 갚지 않고 도망가는 악덕업주들 역시 나쁜 신용으로 새로운 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한인봉제업계의 경우 미수금 사태로 겪는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결제 없이 원단을 납품하는 원단 업체들과 달리 결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봉제공장 역시 돌아가지 않는 시스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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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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