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의료보험(ACA) 폐기에 실패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형편없는 중도포기자로 매도한 트위터통수권자의 발언은 완전히 틀렸다. 사실 공화당 의원들은 의회예산국(CBO)의 혹독한 평가와 거의 모든 주요 의료단체들의 공개비난 및 압도적인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수천만 명의 미국인들로부터 헬스케어를 탈취한다는 일념 아래 마치 좀비처럼 어기적거리며 전진을 거듭했다.
이렇게 설명해보자: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바마케어 폐기를 겨냥한 최종 시도를 “형편없는 정책으로 끔찍한 정치이자 재앙이며 사기”라고 꼬집었다. 모두 정확한 표현이었지만 어쨌건 그는 당의 다른 동료 48명과 함께 오바마케어 폐기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 산송장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 무리일까? 누가 공화당원들의 뇌수를 먹어치웠나?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 헬스케어에 관한 한 공화당원들은 기본적으로 그들이 쳐놓은 거짓말의 거미줄에 걸려들었다. 그들은 전국민보험이라는 아이디어에 강력히 반발하는 동시에 ACA가 충분한 커버리지를 제공하지 못한다며 자가당착적 공세를 퍼부었다; 그들은 ‘투자위험’을 만들었다. 즉 공화당의 헬스케어 핵심 이념인 높은 본인부담을 설정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ACA의 디덕터블이 지나치게 높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마침내 공화당은 ACA를 폐기할 기회를 잡았지만 그들이 약속했던 것과 대체법안의 실제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광범위하고도 정당한 대중적 거부감이 표출됐다.
그러나 오바마케어를 무너뜨리려는 공화당 성전(지하드)의 총체적 부정직성은 그 자체로 설명을 필요로 한다. 정상적인 정치적 선전의 한계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무려 7년 동안 공화당은 흑을 백이라 주장했고, 위를 아래라고 우겼다.
그런 행동은 결코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다. 공화당의 헬스케어 참사는 40년 전에 시작된 지적, 도덕적 퇴행절차의 정점을 이룬다. 이 시기는 근대보수주의 운동의 여명기로 반 트럼프 보수주의자들은 보수사상의 황금기라 부른다.
결정적 순간은 신보수주의(네오콘)의 대부라 불리는 어빙 크리스톨이 감세가 경제성장을 부추겨 관련경비를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는 공급측면 경제학을 수용한 1970년대였다. 당시 접할 수 있었던 모든 주장과 증거는 공급측면 경제학에 정면으로 배치됐다. 그는 후일 자신의 저서에서 지적 온전성보다 정치적 편의성을 중시했다고 떠벌렸다: “공급중시 경제학의 경제적 이점은 확실치 않았으나 정치적 가능성을 재빨리 알아챘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에세이에서 어빙 크리스톨은 “예산적자에 대해 무신경한 태도를 취했다”고 시인했다. 목적 자체가 공화당의 다수당 지위를 만들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정부의 회계문제 보다 정치적 효력을 우선시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거짓말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게 되면 거짓말의 범위를 제한하기 어려워질 뿐 아니라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기억하기조차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우파의 지적, 도덕적 붕괴가 한꺼번에 일어난 것은 아니다. 한동안 보수주의자들은 실질적인 문제들과 씨름했다. 예를 들어 지난 1989년 해리티지재단은 오바마케어와 유사한 헬스케어 플랜을 제안했다. 같은 해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산성비를 통제하기 위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제안했고 결국 이를 법제화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부패의 확산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에 비하면 아버지 부시는 양반 중의 양반이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줄기차게 불평등 확산에 관해 거짓말을 해댔다. 그의 아들이 이끌던 정부 역시 중간소득층에 초점을 맞춘 감세를 한다며 거짓말을 일삼았다. 혹시 기억을 못할지 몰라도 아들 부시의 감세는 허위 논쟁을 일으켰다.
게다가 공화당원들은 일치단결해 오바마케어를 비방하는 ‘사망선고위원회’(death panels)를 지지하거나 이들에 대한 비난을 거부했다.
이런 이력으로 보아 공화당의 헬스케어 재난은 완전히 예상 가능했다. 정치적으로 유리한 거짓말을 수용하고 전문지식을 폄훼하며 수 십년의 세월을 보낸 정당의 정책이 좋거나 일관성을 지니기를 기대하기 힘들다.
분명하게 해두자: 우리는 지금 정치제도에 관해서가 아니라 공화당원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민주당도 선거에서 득을 보기 위해 약간의 지적절차를 무시하는 잘못을 범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철저한 논의와 검증과정을 거쳤고 이로 인해 그들의 정책에 대해 놀랄 만큼 명쾌하고 투명했다. 특히 ACA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오바마 행정부는 확실히 알고 있었고 ACA는 대체로 그들이 선전한 대로 작동했다.
이번에 또 뭔가? 아마도, 정말 아마도 공화당은 헬스케어 시스템이 더욱 잘 돌아가도록 만들기 위해 민주당과 협력할지 모른다. 여론조사 결과는 유권자들이 앞으로 발생할 문제에 대해 공화당에 책임을 물을 것임을 가리킨다. 설사 대통령이 장광설을 늘어놓는 협박자(bully)라 할지라도 공화당이 현실을 직시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다른 정책 일선에서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상상하기 힘들다. 수 십 년에 걸쳐 올바른 사고능력을 상실한 공화당이 단시간 내에 이를 되찾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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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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