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축 방목하고 달팽이 양식도, 지역 개발 막아 자연 보존하고
▶ 재래식 사육법도 되살리고

평화롭게 방목되고 있는 닭들. 롱아일랜드, 노스 포크에 자연친화적 농장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8 핸즈 농장에서 사육되는 돼지들

뉴욕 인근 식당에서 인기 높은 양식 달팽이..
■ 롱아일랜드, 노스 포크서 친환경 사육 붐
뉴욕 인근 롱아일랜드의 노스 포크는 끝없이 펼쳐지는 농지로 유명하다. 1970년대 후반부터 주로 야채와 포도 등 청과물을 재배해온 이곳에 새로운 손님들이 찾아들고 있다. 잠깐 와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연중 어슬렁거리며 사는 양과 염소, 소, 닭 등 가축들이다. 이들이 이 지역 농장의 성격을 바꾸고 있다.
가축들이 경작지를 차지하면서 노스 포크는 어떤 면에서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이 지역에서 가축 사육은 영국 식민지 시대부터 이어져온 농장 문화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 세기 농업이 산업화하고 다양성이 줄어들면서 가축들이 서서히 사라졌다. 소비자들은 육류와 닭고기를 수퍼마켓에서 구입하게 되었다.
1970년대 초 하그레이브 가문이 와인 제조에 나서면서 포도 재배가 활기를 띠었다. 그런데 색색깔 당근이며 이국적 고추, 옥수수와 브루셀 스프라웃 줄기들을 팔던 노스 포크 농가들이 근년 직접 기른 닭고기, 계란, 돼지고기 등을 팔기 시작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육류가 어디서 온 것인지 그 산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롱아일랜드 농장들을 대표하는 농장 사무국의 로버트 카펜터 사무총장은 말한다.
노스 포크에서는 지금 놀랄 만큼 다양한 식용 생물들이 자라고 있다. 대부분 새로운 물결을 이룬 농부들에 의해서이다. 하다못해 달팽이를 재배하는 셰프도 있다. 타일러 냅이 양식한 달팽이는 인기가 높아서 뉴욕시 인근 식당들이 다투어 주문하고 있다.
타일러는 4년 전 프랑스 브르고뉴 스타일의 달팽이 양식을 시작해 지금 매주 3,000개를 팔고 있다. 달팽이 양식을 시작하면서 필요했던 것은 연장 창고만한 작은 농지였다. 헛간을 짓고 양식 상자들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1만5,000개의 달팽이를 기르기 시작했다.
맥컬 와인과 맥컬 목장의 소유주인 러스 매컬은 브르고뉴 전통 육우를 기르기 시작했다. 피노 놔르 포도와 샤도네 포도를 재배하던 그는 5년 전부터 육축업으로 돌아섰다. 현재의 경작지는 그의 증조부가 인근의 삼림 우거진 땅이 개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들인 것이었다.
그런데 포도 재배지로는 적당하지가 않았다. “그렇다면 이 땅으로 무엇을 하겠는가” 생각한 러스는 소를 기르기로 결정했다. 현재 제한된 양의 고기를 팔아 돈을 벌고 있다.
노스 포크에서 이같이 목축업이 활기를 띄게 된 것은 피코닉 랜드 트러스트라는 비영리 기구의 역할 덕분이다. 1983년 설립된 이 기구는 서포크 카운티 동부의 대지와 물, 농장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한 토지를 매입했다. 트러스트는 개발업자들로부터 땅을 사고 은행과 다른 기관들과의 협상을 통해 농부들에게 적정한 가격에 땅을 팔았다.
“우리의 목표는 토지가 음식물 생산에 사용되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 그리고 비즈니스로서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트러스트 설립자이자 디렉터인 존 할시는 말한다.
이 지역 사우스 홀드에서 딥 루츠 농장을 운영하는 톰 하트는 6년 전부터 농업을 시작해 채소 재배와 아울러 돼지와 닭을 키우고 있다. 농장 경영이 지속가능하려면 다양화가 필수적이라고 그는 믿는다.
“가축과 채소들을 번갈아가며 키워야 토양이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렇게 하면 화학비료를 쓸 필요가 없고, 가축들 먹일 사료도 저절로 나온다. 그리고 채소를 다양하게 재배하면 재정적 안전망이 확보된다고 그는 말한다.
캐롤 페스타와 토마스 케플 부부는 2011년 8 핸즈 농장을 설립했다. 피코닉 랜드 트러스트의 도움으로 대지를 사서 양과 돼지, 가금류를 키우고 있다. 이들 부부가 노스 포크를 방문하기 시작한 것은 1995년부터였다. 끔찍할 정도로 엄청나게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를 바꾸려면 풀뿌리에서부터 변화가 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지니아의 한 농장을 방문한 후 페스타는 자신들도 농장을 운영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자산관리 전문가로 일했던 페스타는 농장을 시작했다. 옛날 방식을 되살리며 농장을 운영하는 게 엄청 기분 좋다고 그는 말한다. 그의 남편은 여전히 맨해턴에서 회계사로 일하고 있다. 농장에서 수익이 나오기까지는 경제적 쿠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감자 저장고로 쓰던 헛간을 개조해 널찍한 주방과 가게를 만들어 직접 만든 육류 가공품들과 인근 농장에서 나온 제품들을 팔고 있다.
크리스와 홀리 브라우더 부부는 브라우더 가금류 사육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8년 전부터 닭, 칠면조, 오리 그리고 양들을 방목해왔다. 크리스는 20년 일하던 금융권에서 도망쳐 농부가 되었다. 농장에서 기른 가금류와 달걀을 팔고 있고, 양들은 양모용으로 기른다. 양모로 손뜨게 한 스웨터를 농장의 가게에서 250달러에 판매한다.
파이스티 에이커스 농장을 운영하는 에이브라 모래윅은 이국적 가금류를 기른다. 수백 마리의 메추라기, 일본 메추라기, 중국산 검정껍질 실키 닭, 뿔닭, 이색 칠면조 류를 사육한다. 영문학 전공인 그는 평화봉사단으로 말리에 가서 농장 일을 한 후 가축 사육에 뛰어들었다.
1800년대부터 이 지역에서 선조들이 대대로 살아온 토박이 할 굿데일은 10년 전 이 땅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40에이커의 땅에서 양배추나 감자 같은 걸 재배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대신 지역 특산 육류나 유제품이 없다는 사실에 그는 주목했다.
염소 4마리와 젖소 2마리로 낙농업을 시작했다. 현재 그는 200마리의 염소와 젖소 50마리에 더해 닭, 양, 돼지를 기르고 있다. 농장 가게에서 리코타 같은 신선한 치즈, 아이스크림, 그리고 베이컨 등 돼지고기 가공육들을 팔고 있다.
인근 마을과 동네들은 이들 가축에 대해 대개 우호적이다. 하지만 반대 여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뉴욕 식당체인인 프레시 & Co 가 이 지역에 대규모 농장을 만들어 채소를 재배하고 가축을 사육하려 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청원 캠페인이 일고 있다.
이유는 첫째, 돼지 사육장 때문에 지하수가 오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농장 방문행렬로 인해 인근 도로가 너무 붐비고 교통체증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
한국일보-뉴욕타임스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