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조작 가능한, 불법 시스템 사용 등
▶ 수법 갈수록 지능화, 한인 일식당 적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뒤 결제한 세일즈 택스가 정부가 아닌, 식당 업주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면?’
부도덕한 식당의 업주가 매출 기록을 속여 세일즈 택스를 착복하는 사례가 급증해 전국적인 탈루액이 연간 20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정부와 세무당국은 물론, 주정부까지 나서서 관련 법 제정 및 단속을 펼치고 있지만 해외에서 개발된 불법 프로그램과 추적이 불가능한 시스템을 악용하는 등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다.
세금 관련 사기를 연구해온 보스턴대의 리처드 아인스워스 교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매출 정보를 수정할 수 있는 소위 ‘재퍼’(Zapper) 프로그램이 업주들 사이에 유행하면서 매출 누락을 통한 세금 탈루 규모가 전국적으로 매년 200억달러 이상에 달한다고 밝혔다.
주별로는 가주가 28억달러로 가장 많고, 뉴욕이 17억달러, 텍사스 16억달러, 플로리다 10억달러 이상 등의 순이었다. 아인스워스 교수는 “실제 탈세 규모는 이보다 많을 것”이라며 “사기 수법이 교묘해지고, 대범해지고 있으며 빠르게 진화해 세무당국이 추격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가주 세무국의 워렌 클롬프 국장은 “세일즈 택스 사기액은 2억1,800만달러 정도로 추산된다”고 규모를 축소시켰지만 “점점 많은 업주들이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마음만 먹으면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법과 주법에 따라 세일즈 택스에 대한 증빙자료는 업주 책임으로 작성, 보관해야 하지만 비양심적인 업주들은 외부 클라우드 서버에 이중장부를 두는 식으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2014년 워싱턴주를 시작으로 식당의 매출 관리용 POS 시스템과 연계해 사용하는 재퍼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규정해 26개주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실제 최근 6개월 사이에 미네소타, 미시건, 코네티컷에서 재퍼 프로그램을 활용해 매출을 축소 신고한 업주들이 적발되기도 했다. 특히 미시건주에서는 일식당을 운영하는 한인 부부가 2012~2015년 약 250만달러의 매출을 누락 보고했다며 100여개의 혐의가 적용돼 100만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져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다.
또 최근 워싱턴 주정부는 밸뷰 지역의 한 대만계 식당에서 현금 매출 비중이 지나치게 적은 것을 의심하고 함정수사를 벌여 40만달러를 탈루한 사실을 밝혀냈다. 주정부는 7개 식당 합계 340만달러의 탈루를 가능케 한 프로그램 개발업체 대표를 잡아 징역형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 관련 프로그램 업체들이 중국으로 잠적하며 공조수사가 불가능해진 점이다. 또 클라우드 서버까지 중국과 캐나다 등으로 이동하면서 미국의 사법권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미국보다 빨리 재퍼 프로그램에 대응한 캐나다의 사례는 시사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1999년 캐나다 퀘벡주 세무당국은 32개 대형 식당 체인을 조사했는데 대부분 재퍼를 사용하면서 매출을 마음대로 수정한 정황을 포착했다.
중국계 POS 업체를 적발해 1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는데 규제할 법이 없다는 이유로 이 업체는 항소심에서 무죄로 승소한 끝에 관련 법이 제정되는 계기가 됐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퀘벡주는 최근 주정부 주도로 모든 식당의 POS에 보안 모듈을 장착해 조작 가능성을 없애면서 2019년까지 20억달러의 세일즈 택스 소실분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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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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