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서비스로봇 판매량의 99%가 청소, 교육용 개인로봇
“가까이 다가가지 마세요.”
공장의 로봇 작업 공간을 지나칠 때 공장 관계자에게 흔히 듣는 경고다.
굉음을 내면서 산더미 같은 자재를 들어 올리고 쪼개고 땜질도 하는 로봇은 거친 작업 과정 탓에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봇이 점점 작고 정밀해지면서 사람들 일상 속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청소 교육 등을 담당할 가정용 로봇의 내년 전 세계 판매량이 1,9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1가정 1로봇’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은 경진호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국내 최초 5㎏급 산업용 양팔로봇 ‘아미로’를 올해 최우수 연구로 선정했다. 휴대폰, 오디오 등 전자제품 생산라인에 투입돼 포장과 조립을 할 수 있는 아미로는 크기와 차지하는 작업공간이 사람과 비슷하고 인간 작업자 바로 옆에서 보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아미로처럼 사람과 작업공간을 공유하며 돕는 산업용 로봇은 ‘협동로봇’으로 분류한다. 미국 벤처캐피털 루프벤처스는 2025년까지 협동로봇이 전체 산업용 로봇의 34%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봇업계는 협동로봇과 함께 비산업용(서비스) 로봇 시장이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최소ㆍ최경량 협동로봇 ‘모토미니’를 출시한 일본 야스카와전기도 “모토미니를 보면 공작 기계용 너머 로봇의 새 용도를 상상하게 된다”며 서비스 로봇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비스 로봇은 가사 영역부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내년 전 세계 서비스 로봇 판매량(1,960만대) 중 청소, 교육 등 개인용 서비스 로봇 비중이 99.1%에 달한다고 예상했다. 집안일 뿐 아니라 경비, 배달 등에도 로봇이 속속 도입될 것이다.
지난해부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주요 관광지에 배치된 로봇경찰 ‘로보캅’은 약 167㎝, 100㎏으로 범죄자, 자동차 번호판을 인식하고 교통범칙금 수납도 담당한다. NIPA 제공
세계 각국에서 서비스 로봇 시범 테스트에 열중하고 있다.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의 바퀴 달린 로봇은 식료품을 싣고 자동 운전해 배송하는 일을 하고 있다.
미국 팁시로봇이 운영하는 가게에선 2개의 로봇팔이 술병을 들고 따르면서 칵테일을 제조하고 있으며, 독일 비텐베르크 한 교회에서 설교하는 로봇과 목탁을 치며 장례 음악을 연주하는 일본 로봇 페퍼는 로봇이 종교의 영역에까지 다가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환자를 안아 옮기는 간병 도우미 로봇(일본), 건강 상담과 약 처방도 가능한 헬스케어 로봇(미국), 범죄자 얼굴을 인식하는 로봇경찰(두바이) 등은 이미 실제 환경에 투입됐거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개발 사례가 안내, 청소, 교육용에 그친다. 여전히 산업용 로봇에만 주력하고 있어 급성장하는 시장을 놓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국제로봇연맹(IFR) 분석 결과 국내 산업 현장에서 운영되는 로봇 대수는 21만500대(2015년)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전체 로봇 생산량 중 서비스 로봇 비중은 14.8%로 세계 평균 비중(3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박은영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책임은 “국내 로봇시장 기업규모를 살펴보면 중소기업이 90% 이상, 대기업이 3.3%”라며 “대기업에선 로봇과 연결되는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에, 중소기업은 주로 청소, 교육용 로봇개발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사례처럼 서비스 로봇 진출 분야는 무궁무진해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진호 연구원은 “한국도 서비스 로봇에 적용할 기술이 상당히 축적돼 있어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한화, 두산 등 대기업도 협동로봇 시장에 진입하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긍정적 신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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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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