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클래식’ 앙상블 디토 11년간 이끌어
▶ “나이보다 유연함이 핵심”…디토 페스티벌 7일 개막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크레디아 제공]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0)은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서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몇 안 되는 연주자 중 하나다.
'원조 클래식 아이돌'로 불리는 앙상블 '디토'를 11년간 이끌었고 미국을 기반으로 하는 '에네스 콰르텟' 비올라 주자로도 활약 중이다.
비올리스트로서는 드물게 9장 앨범을 냈으며 두 차례 그래미상 후보로 지명됐다. 미국 출신 클래식 음악가에게 최고 영예인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도 받았다.
그의 악기가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비올라란 점을 고려해보면 이 같은 명성과 성과는 더 뚜렷해진다.
최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난 행운아"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익히 알려졌다시피 6·25전쟁 때 고아가 돼 미국으로 입양된 장애인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미국인 조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배경을 상처나 어두운 성격으로 남기지 않았다.
그는 "물론 내가 시작한 지점에서 원하는 곳까지 가는 과정이 쉽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게 중요한 것은 특정한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같이 즐기면서 가는 그 여정 자체였어요. 매일 아침 일어나서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비올라를 연주하는 것, 그것이 제게 가장 중요했어요. 그걸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저는 행운아였고요. 누구나 각자의 여정이 있고, 그 과정에서 매일 '한 걸음 더' 걸어나가는 모두가 기적이고 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42.195㎞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사랑하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결승점에 도달하는 순간보다 뛰면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풍경이 절 행복하게 해요. 가족이 선수를 기다리다가 꼭 안아주는 모습 등을 지켜보는 게 즐거워요.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모두에게 저마다 이야기가 있고, 이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게 마라톤의 매력이죠."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크레디아 제공]
그는 음악 여정에서도 함께 즐기고 서로 도울 연주자들을 모았다. 그 팀이 바로 앙상블 디토.
2007년 결성한 디토는 탄탄한 연주력과 깔끔한 외모, 세련된 패션감각을 두루 갖춘 젊은 연주자들과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앞세워 '클래식계 아이돌'로 불렸다.
"디토와 함께한 10여 년 동안 실내악 장르가 대중에게 더 친숙해진 점, 베토벤·차이콥스키 등 친근한 레퍼토리부터 버르토크·쇼스타코비치 등까지를 다룬 것, 정경화·기돈 크레머 등 대가들과의 합동 무대를 가졌던 점 등이 특히 자랑스럽습니다."
어느덧 올해 마흔이 된 용재 오닐은 "저도 더는 젊지 않다"며 웃었다.
그러나 그는 디토의 핵심이 '나이'가 아닌 '유연함'이라고 강조했다.
"디토의 의무는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조합과 배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진은숙, 스티브 라이히 등 살아있는 이 시대 작곡가들의 음악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어떤 종류의 음악이든 뛰어들어 그 음악의 본질을 건져 올릴 수 있는 앙상블로 남고 싶어요."
한편, 올해 '디토 페스티벌'은 오는 7일부터 23일까지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용재 오닐과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함께하는 듀오 무대,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와 함께 펼치는 무대, 디토가 주목하는 신인 문태국·한지호·김한 무대 등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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