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DL 콜레스테롤·중성지방 많으면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 커...20대 이후 LDL 등 수치 알아둬야
▶ 높은 콜레스테롤 유전되는 가족형 식습관 개선·운동으로는 예방 못해
눈 주위 황색종 등 나타나면 의심

평소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알고 콜레스테롤을 잘 관리하는 것이 심혈관계 질환 예방의 지름길이다. [연합]
서구화된 식습관과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으로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환자가 1,100만명을 넘어섰다. 30세 이상에서 40.5%나 된다. 성별로는 남성은 30~40대의 40~50%이고, 여성은 30대 이후 유병률이 늘어나면서 60~70대 이상에서 남성보다 유병률이 높다. 하지만 질병을 인지해 약물 치료를 받는 사람은 30% 밖에 되지 않는다.(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 많은 이상지질혈증은 혈관 건강 악화의 첫 신호다. 혈관이 깨끗하면 말랑말랑하지만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두꺼워지면 혈관이 단단해지고(동맥경화), 이로 인해 혈액 흐름이 느려지면서 장기 조직은 산소와 영양분을 원활히 공급받지 못해 괴사해 심근경색과 협심증, 뇌졸중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악화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을 잘 관리하는 것이 심혈관계 질환 예방의 지름길이다. 9월4일은‘콜레스테롤의 날’이다.
■LDL 160, 총콜레스테롤 240, 중성지방 200 이상
이상지질혈증은 혈중 총콜레스테롤, ‘나쁜’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늘어났거나, ‘좋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총콜레스테롤 240㎎/dL 이상이거나 ▲LDL 콜레스테롤 160㎎/dL 이상이거나 ▲HDL 콜레스테롤 40㎎/dL 이하이거나 ▲중성지방 200㎎/dL 이상일 때다(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서 2018’).
다만 환자가 가진 고혈압, 당뇨병, 흡연과 연령, 성별 등 다른 요인을 감안해 진단·치료 여부를 정한다. 이는 콜레스테롤 관리 목표가 혈액검사 수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동맥경화증에 의한 위험률을 관리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LDL 콜레스테롤과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 3가지 콜레스테롤은 서로 다른 효과를 나타낸다. ‘나쁜’ LDL 콜레스테롤은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중성지방은 식이와 음주, 비만과 관련 있는 콜레스테롤로 이 또한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다. 반면 ‘좋은’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은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계 질환 예방한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동맥경화증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가 일반인과 다르기 때문이다. 공복 시 혈당이 126㎎/dL를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되며, 혈당을 조절하는 목표 수치도 대부분 비슷하다. 그러나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환자에게 앞으로 10년간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위험성을 계산해 위험성에 따라 목표수치를 결정하므로 약 복용 기준이 달라진다.
미국심장학회 치료지침에 따르면 동맥경화증으로 심근경색이 발생했던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는 70㎎/dL이다. 다른 위험인자가 없는 건강한 여성은 약을 먹어야 하는 LDL 콜레스테롤 기준이 190㎎/dL인 것에 비하면 차이가 매우 크다.
김성은 강동성심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혈액검사로만 확인할 수 있기에 20대 이후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가족형 이상지질혈증, 식습관 개선만으로 한계
이상지질혈증은 채식 위주의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 등으로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활습관을 가져도 피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로 인해 혈중 콜레스테롤이 원래부터 높은 ‘가족형 이상지질혈증’이다. 200~500명 당 1명꼴로 생기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부모가 자녀에게 이를 물려줄 확률은 50%다.
가족형 이상지질혈증을 모르고 있다가 심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진 후에야 아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족 중 50대 미만에 조기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 가족성 이상지질혈증을 앓은 사람이 있거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90㎎/dL 이상이라면 가족형 이상지질혈증을 의심해야 한다. 뒤꿈치 힘줄이 부풀거나, 눈 주위에 황색종, 각막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돼 백색 각막륜이 나타나면 역시 의심해야 한다.
가족형 이상지질혈증이라면 젊을 때부터 이상지질혈증에 노출되기에 더 위험하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이 정상 수치(130㎎/dL 이하)보다 현저히 높은 200~400㎎/dL 정도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LDL 콜레스테롤이 160㎎/dL 이상이라면 130㎎/dL 미만인 사람보다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남성에게서 2.3배, 여성에게서 1.4배 늘었다. 가족형 이상지질혈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젊은 나이에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20배 높고, 60세 이후 사망확률이 남성환자는 50%, 여성환자는 15%다.
한기훈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가족형 이상지질혈증은 이상지질혈증에 노출된 기간이 길고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일반 이상지질혈증보다 더 위험해 심장병 발생을 10년 이상 앞당길 수 있다”고 했다.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대부분은 우선 생활습관 개선 등 비약물요법을 3~6개월간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기간 동안 비약물요법에도 혈청 지질 수치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약물요법을 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계열, 피브레이트 계열이 대표적인 치료약이지만, 최근 중성지방과 심혈관계 질환 연관성이 밝혀지며 중성지방을 조절하는 페노피브레이트 계열 약이 새로운 옵션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인경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탄수화물은 적게 먹고, 지방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은 편향된 시각”이라며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먹어야 이상지질혈증을 예방ㆍ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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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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